김영란 "측근 비리 방치 리더에 직접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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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측근 비리 방치 리더에 직접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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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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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전 대법관이 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세계변호사협회 아시아태평양 반부패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요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 어떤 법리를 고안해내서라도 측근을 이용한 리더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을 처음 제안한 김영란(60) 전 대법관이 ‘국정 마비’를 초래한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3일 세계변호사협회(IBA) 주최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IBA 아시아ㆍ태평양 반부패 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나와서다. 주최 측이 받은 그의 기조연설문 초안에는 없던 ‘깜짝’ 발언이었다.

김 전 대법관은 이날 김영란법 취지를 설명하다가 2013년 김두식 경북대 로스쿨 교수에게 ‘선출직 공무원 측근들 (비리)행위에 대해 선출직 공무원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나’하고 물으며 대담을 나눈 일화를 꺼냈다. 김 전 대법관은 “(김 교수에게) ‘측근들을 통제하지 못한 책임은 그 사람에게 있지 않냐’고 물었더니 ‘대법관 역임한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지금와서 우리 사회를 보면 ‘정말 법에도 과격한 발상이 필요하구나’하고 실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측근을 활용해 당선된 사람이 결국 측근이 이익을 얻는 걸 방치해서 이런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정권 비선실세의 비리를, 20여개국 150여명의 법조인들에게 청탁금지법 도입 취지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비판한 것이다. 그는 민법상 대리권 이론, 형사법상 양벌규정 등을 응용해 공무원에게 측근 비리의 책임을 물을 법리를 강구할 방안도 얘기했다.

김 전 대법관은 이어 김영란법만으로는 거대한 부패를 생산해내는 구조는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 돈이 끝없이 들어가는 구조로 인해 선출직 공무원을 도운 뒤 그 임기 동안 자신의 투자를 보상 받으려 들쑤시는 게 용인되는 정치 구조는 (김영란법으로는) 뿌리를 캐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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