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억 준 삼성전자 임원들, 최순실 귀국 직전 ‘수상한 출국’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단독] 30억 준 삼성전자 임원들, 최순실 귀국 직전 ‘수상한 출국’

입력
2016.11.03 04:40
0 0

승마협회 회장ㆍ부회장 독일행

“삼성으로 수사 확대 우려 커져

극비리에 중국ㆍ유럽 경유

崔씨 전격 귀국과 관련 있었나”

차은택에 ‘시나리오 전달’ 관측도

검찰 등에 따르면 특별수사본부는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와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의 삼성 측 자금이 넘어간 흔적을 발견했다. 삼성그룹이 최 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보낸 정황이 발견됐으나 대한승마협회는 "우리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4년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는 정유라 씨의 모습. 연합뉴스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에 대한 특혜 지원설에 휘말린 대한승마협회의 회장과 부회장인 삼성전자 사장과 전무가 최씨의 귀국 직전, 최씨 모녀가 머물던 독일로 극비리에 출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승마협회 회장사(社)인 삼성 측은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에 협회를 거치지 않고 30억원대의 거액을 직접 지원했다.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삼성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자 현지에 남은 최씨 주변 인사들과 ‘입 맞추기’를 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상진(삼성전자 사장) 승마협회 회장과 황성수(삼성전자 전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떠나 중국과 유럽 내 2, 3곳을 경유해 최종 목적지인 독일 브레멘공항에 도착했다. 귀국에 소극적이던 최씨는 박 회장 등의 출국 이틀 후인 같은 달 30일 오전 7시30분 전격 귀국했다.

박 회장과 황 부회장의 독일행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복잡하게, 그리고 비밀리에 이뤄졌다. 국내 대기업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업무상 출장을 떠날 때 국적기를 타는 것과 달리, 이들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외국 항공사를 이용했다. 경로도 ‘인천공항→중국 베이징→프랑스 파리 등 유럽 지역 2, 3곳→독일 브레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목적지를 외부에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의 출국 사실은 승마협회와 삼성전자 내에서 알고 있던 이들이 거의 없었다. 승마협회 관계자는 “두 분은 협회 상근직이 아니어서 우리가 모든 일정을 파악하지는 못한다”며 “협회 업무 차원의 해외 출장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10월 중순 회사 일로 러시아 등 출장 일정은 있었으나, 그 이외에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때문에 삼성이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비덱 스포츠’에 280만유로(당시 환율 기준 35억원)를 지원한 데 대한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차원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해 9~10월 서울 강남에 있는 국내 은행 지점에서 해당 은행의 독일 지점을 거쳐 독일의 K은행 등에 개설된 ‘코레 스포츠 인터내셔널’(비덱 스포츠의 전신) 명의 계좌로 이 돈을 송금했다. 삼성 측이 현 정권의 비선실세인 최씨 측에 ‘특혜 지원’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검찰과 금융당국도 이 자금 흐름에 대해 수사 또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 측은 “작년 3월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는데 말 관리나 선수 육성 등 경험이 없어서 독일 승마협회장을 지낸 사람이 대표로 있던 코레 스포츠와 10개월짜리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최씨 모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덱 스포츠가 지난해 7월 설립돼 아무런 실적이 없던 신생 회사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낮다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은 승마선수인 정씨를 위해 10억원 이상의 말을 지원했다거나, 독일 엠스데텐에 있는 루돌프 자일링거 경기장을 230만유로(28억원)에 협력사를 통해 ‘우회 구입’해 훈련장으로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 등이 당시 독일에 머물던 최씨, 중국에 체류 중인 광고감독 차은택(47)씨 등을 만나 정권 차원에서 마련된 ‘사태수습용 시나리오’를 전달해 줬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얘기로 최씨의 전격 귀국도 기획입국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유럽은 장거리 비행이 소요돼 시점상 맞지 않고, 중국은 잠깐 경유만 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