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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팀’이라도 중심 잡고 일할 수 있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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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팀’이라도 중심 잡고 일할 수 있게 하라

입력
2016.1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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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새 경제부총리로 발탁됐다. 이번 개각이 이미 국정운영자로서 정치적 자격을 상실한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 인사라는 점에서 또 다른 혼란을 예고한 것은 물론이다. 국회가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지조차 극히 불확실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임 내정자는 누가 개각을 하든, 꽉 막힌 경제상황을 타개해 나갈 적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정치권의 파란과 무관하게 경제팀만은 중심을 잡고 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납득하기 어려운 ‘수첩인사’가 되풀이 되면서 정부 경제팀의 수준과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현오석에서 최경환을 거쳐 이번에 물러나는 유일호까지 3명의 경제부총리가 사령탑으로 기용됐지만, 누구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경제 관료들의 존경과 지지가 없으니 조직을 장악하지 못했고,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들조차 시큰둥했다. 더욱이 청와대에는 최순실씨 의혹에 깊이 발을 담근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오랫동안 경제수석으로 버티고 있었다.

현 정부 초기부터 내외 경제여건이 악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제부총리 누구도, 어떤 경제수석도 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갖고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책임 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그저 소심한 학자처럼 응급처치를 하는 시늉만 내거나, 어떻든 욕 먹을 일은 피하겠다는 정치적 타산만 작동했을 뿐이다. 현 정부 출범 후 그렇게 보낸 3년여의 결과가 잠재 성장률 추락, 실업 급증, 부동산 거품과 주거비 급등, 수출 격감, 산업ㆍ기업 구조조정 실패 등 경제 사면초가 상황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국가경제의 장단기 위기국면은 박 대통령의 거취나 정권의 흥망과 무관하게 합당한 정책대응과 돌파구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임 내정자는 정책과 금융을 두루 섭렵한 정통 경제관료로서 최소한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하겠다’는 소신이라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임 내정자가 책임감을 갖고 경제팀을 쇄신해 안정적 정책을 흔들림 없이 가동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묘안을 찾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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