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대선공약도 총괄 ‘측근 중 측근’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편하게 대한 최측근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 교사ㆍ청와대 경제사령탑’ 이라는 수식어로도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의 긴밀한 관계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박 대통령은 못마땅한 일이 있을 때마다 안 전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마음을 털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이 종종 역정을 내도 우직한 성격의 안 전 수석이 묵묵히 견디며 박 대통령의 심기를 살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이 같은 관계는, 친박계 인사 대다수가 몰랐다는 최순실(60)씨의 존재와 역할을 안 전 수석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최씨 사이에서 ‘궂은 일’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면 고민 없이 안 전 수석을 골랐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최씨를 도와 미르ㆍK스포츠 재단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증거와 정황이 하나 씩 나올 때마다 본보 통화에서 “내 모든 것을 걸고 최씨의 그림자도 본 적이 없으며, 재단 모금을 주도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부인했다.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인 2007년쯤부터 박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를 도왔다.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공약을 총괄했고, 현 정부에서 경제ㆍ복지ㆍ조세 정책을 지휘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가, 2014년 6월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금배지를 버리고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올 4월 20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노렸지만 박 대통령이 놔주지 않았다. 5월 청와대 수석비서관 중 서열 1위인 정책조정수석으로 승진했다.
대구 태생인 안 전 수석은 대구 계성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미국 위스콘신대학교(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서울시립대ㆍ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정책특보를 맡아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진중하고 충직한 성격이라, 그의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난다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여권 인사들이 많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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