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옷 샘플 제작사에 돈 건네는 동영상 공개돼
崔 개인 돈이든 靑 예산이든 모두 불법행위로 파장 클 듯
최순실(60)씨가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행사 때 입을 의상을 결정한 데 이어, 옷값도 직접 계산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돈의 출처가 청와대 예산이든, 최씨 본인의 재산이든 불법 행위가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26일 TV조선이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2014년 11월 9일 오후 2시 이영선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박 대통령의 옷을 제작한 서울 강남동의 한 사무실, 이른바 ‘샘플실’을 찾아 여성 정장 등 옷을 모두 포장해 갔다. 다음날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중국 전통의상), 같은 달 15일 호주에서의 G20 정상회의(검정색 의상) 등에서 박 대통령이 입었던 옷으로 추정된다. 박 대통령은 한 시간 후인 오후3시 서울공항에서 출국했다. 이 행정관은 당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사무실을 떠났다. (▶ 패션 코치 넘어선 막후 실세)
최씨가 이 곳에 등장한 것은 닷새 뒤인 11월 14일이었다. 재단사로 보이는 한 남성에게서 영수증으로 추정되는 종이 뭉치를 받은 그는 이를 꼼꼼히 들여다 본 뒤 사인을 했다. 그리고는 지갑에서 5만원권 다발(5장 이상)을 꺼내 탁자 위에 놓았고, 잠시 후 해당 남성에게 건네 줬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가리키면서 10만원을 다시 꺼내 던지기도 했다.
최씨는 2주 후쯤에도 샘플실을 방문, 직원 2명과 이야기를 나눈 뒤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이들에게 건넸다. 해당 직원들이 두 손으로 받으며 인사를 하는 모습으로 볼 때 이 역시 옷값으로 추측된다. 이 사무실은 박 대통령의 의상만을 제작하고 수선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본인이라기보다는 박 대통령이 입었던 의상 비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돈의 출처가 청와대 예산이라면, 국민의 혈세인 공금이 아무 공식 직함도 없는 민간인에 불과한 최씨의 호주머니로 흘러간 셈이 된다는 점이다. 최종 사용처는 별도로 하더라도, 그 자체가 공금 유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경위를 거쳐서 최씨에게 청와대 예산이 전달됐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최씨 개인의 돈이라 해도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볼 수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다시 보는 '정윤회 파문' 결정적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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