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 “북 체제, 벼랑끝 몰려"

19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가 비공개로 열렸다. 직원들이 국감에 앞서 문 앞에서 의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이 북한 김정은 체제가 매우 불안정해져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들의 민생고가 집단 항의로 나타날 정도로 심각하고 엘리트 집단에서도 미래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19일 내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이 같은 내용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급변 사태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일부 지역에 수도와 전기가 끊겨 인민들이 시당위원회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 엘리트들은 체제에 대한 회의감이 크고 북한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북한의 통치자금 관리기구인 노동당 39호실의 자금 고갈 증언 ▦대표적인 해외공관 폐쇄 ▦입국한 탈북민 규모 작년 대비 20% 증가 등을 보고했다. 그럼에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초부터 2억원 상당 고급승용차를 비롯해 레저용 헬기, 최고급 말과 애완견 등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공개 처형한 인원이 지난달까지 6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김 위원장의 공포정치도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김정은 집권 5년간 전대미문의 폭정으로 김정은ㆍ엘리트ㆍ주민의 3자간 결속이 약화하고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태”라며 “정권의 불안정성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또 “올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후 북한의 외화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억 달러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핵ㆍ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경우 체제 균열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신변 불안으로 외부행사의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는가 하면 폭발물ㆍ독극물 탐지장비를 해외에서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사나흘씩 밤을 새워 술 파티를 하는 등 무절제한 생활을 계속 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참수작전(유사시 북한 최고지도부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작전)과 공격목표 시설, 미국의 전략폭격기 파괴력 및 특수부대 규모 파악도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정철이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에서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동생인 김 위원장에게 “제구실도 못하는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감사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최근 간부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최근엔 공개 활동이 없어 신병 치료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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