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내려앉은 與, 北 이슈 끌어올리기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지지율 내려앉은 與, 北 이슈 끌어올리기

입력
2016.10.19 04:40
0 0

“대한민국 정체성 위협 세력”…공개 의총서 野 성토 열올려

북핵 대비 당정협의도 개최

미르ㆍK의혹 수세몰린 상황서 ‘안보 카드’ 꺼내 보수결집 의도

“극단적 종북몰이는 되레 역풍” 지적도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송민순 회고록 대응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례적으로 이날 의총을 페이스북에서 생중계했다. 오대근 기자 liner@hankookilbo.com

정부ㆍ여당이 ‘송민순 회고록 파문’을 한껏 활용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거친 색깔론까지 꺼내 들어 야권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보수표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까지 가세해 대량 탈북사태 가능성과 북핵 위기를 강조하고 있어 위기국면마다 여권이 돌파구로 써온 ‘안보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18일 이례적으로 의원총회를 취재진에 공개하고 페이스북 계정에서 생중계까지 했다. 연단에는 친박 강경파 의원들이 줄줄이 올라 극우ㆍ보수층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했다. 박덕흠 의원은 참여정부가 2007년 유엔(UN)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하기 전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는 의혹에 대해 “마치 유태인 학살 결의안에 대해 히틀러에게, 정신대(일본군 ‘위안부’를 잘못 표현) 결의안을 일본 전범들에게 묻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성토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잘못된 국가관을 가진 세력들의 집권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며 “보수부터 중도보수까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페북 생중계에 달린 댓글은 1,800건이 넘었다.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아야 한다”, “빨갱이 종북세력, 북한이 좋으면 북한에 가서 살아라”, “보수가 뭉쳐야 한다” 같은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일부가 “이북문제라는 와일드카드가 또 나왔다” “최순실 게이트는 어떻게 할 것인가”는 댓글을 달았다가 다수로부터 “빨갱이”라는 몰매를 맞기도 했다.

때마침 이날 오전엔 국회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대비 방위력 증강 당정협의’가 열렸다. 새누리당은 핵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며 안보 위기 경각심을 한껏 끌어올렸고, 당정은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전력화 시기를 2020년대 초반으로 예정보다 2∼3년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최근 들어 박근혜 대통령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 주민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갖춰야 한다”(11일 국무회의)며 대량 탈북 등 북한 급변 사태를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여기다 여권에선 “김정은이 향상된 핵 능력을 갖게 되면 바로 죽는다”는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 이후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설도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당정청이 약속이나 한 듯이 안보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결국 최근 당청 지지율이 동반 추락한 위기 국면을 돌파해보려는 의도일 것이라는 해석이 무성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파문은 내용이 쉬운 데다 북한이 걸려있어 지지층을 결집시키기에도 좋은 구도”라며 “계속 논란이 되는 것만으로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을 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 인사도 “회고록 파문이 대통령이나 여당의 지지율을 올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레임덕을 늦추는 효과는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아직까지 한국의 보수층은 안보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여권으로선 회고록 파문을 반전카드로 쓰고 싶겠지만, 극단적인 색깔론이나 종북몰이로 나갈 경우엔 되레 발목이 잡혀 역풍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도 “국민이 바라는 건 팩트이지 어느 사안으로 다른 것을 덮으려는 정치공학이나 정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