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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주범은 술? NO. 70%는 B형 간염이 원인

입력
2016.10.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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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을 일으키는 주범을 대부분 술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간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만성 B형 간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간암을 일으키는 주범을 대부분 술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간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만성 B형 간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간암. 게티이미지뱅크
간암. 게티이미지뱅크

간(肝)하면 술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대한간학회가 2013년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5%가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술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간암 발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만성 B형 간염이다. 간암 원인의 70% 이상이 B형 간염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5~6%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40세 이상 B형이나 C형 간염 보균자를 간암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매년 간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를 국가 암검진을 제공하고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악명높은 별명은 붙은 이유는 간암 환자의 상당수가 초반에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의 날(10월 20일)을 앞두고 간암을 알아본다.

간암, ‘40~50대의 저승사자’

우리나라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당 22.8명(통계청)이다. 암 가운데 폐암(34.4명)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 연령대인 40~50대에 간암 사망률은 압도적 1위다. 서경석 대한간암학회 회장(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은 “간암 환자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간암 증상이 거의 없고, 특히 대다수 환자가 간경화(간경변증)를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간암으로 인한 연간 사회경제적 부담이 3조7,000억원이다. 여기에 간경화 등 간질환으로 인한 손상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7조원이 넘는다. 임영석 대한간암학회 간암등록사업위원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지난 30년 동안 줄고 있지만, 간암 사망률만은 계속 늘고 있다”며 “특히 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대에 불과하고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40~50대에서 많아 사회적 손실이 크다”고 했다.

간암은 2003년부터 국가 암검진 사업 대상에 포함돼 만 40세 이상의 고위험군(간경변증, B형 간염 항원 양성, C형 간염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을 대상으로 1년마다 간 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간암 조기 검진 수검률은 4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간경화다. 정상 간세포가 점점 줄어들고 섬유조직이 들어차 간이 재생 불가능하게 돼버린 상태다. 간경화는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과도한 음주,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이 주 원인이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정기적으로 간염 활성도를 검사해 필요하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로 적절히 치료받으면 간경화로 악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B형 간염은 환자 혈액, 체액, 분비물로 전염된다. 몸이 쇠약해지고, 피로감, 무력증, 식욕부진,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

만성 C형 간염 환자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고 인지하는 경우가 35%에 불과하다. 따라서 과도한 음주를 자제할 필요도 있다. 정상인은 1회 음주량으로 소주 반 병 이내가 바람직하고, 여성은 그 절반 이하가 적당하다. 한 번 음주한 뒤 2~3일간 술을 삼가야 한다. 임 교수는 “40세 이상 만성 BㆍC형 간염 간염 보유자, 간경변증이 있으면 원인질환 치료와 함께 6개월마다 혈액검사와 간초음파검사 등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B형이나 C형 간염뿐만 아니라 비알코올성지방간 등도 간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김휘영 이대목동병원 간센터 교수는 “비알코올지방간질환이 대사증후군과 심혈관질환이 위험을 높이면서 지방간염,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간암 환자에게 간에 생긴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한 다음 혈관을 막는 간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간암 환자에게 간에 생긴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한 다음 혈관을 막는 간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간암 진단을 위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간암 진단을 위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B형 간염 관리로 간암 예방을”

간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거의 없다. 황달이 생기거나, 오른쪽 배나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등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증상이 생기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예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다. 대한간암학회가 2003~2005년 간암 원인을 분석한 결과, 72%가 B형 간염에서 비롯됐다. 11%는 C형 간염, 10%는 알코올(과도한 음주) 등이 원인이었다.

B형 간염은 1983년 예방백신이 나왔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B형 간염 유병률은 8%정도로 선진국(4%)보다 높다. 영ㆍ유아 시절 예방백신 국가예방접종 혜택을 받지 못한 40~50대는 몸 안에 항체가 생기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다. B형 간염검사를 받아보고 항체가 없다면 예방백신을 맞으면 된다. C형 간염은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치료가 가능하다.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에 노출됐다고 해서 무조건 간암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주기적인 검사와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경변증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지방간 예방을 위해서 유산소운동과 적절한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장재영 순천향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권장된다”며 “최대 심박수의 50~70%를 쓰는 중등도 강도를 하루 30~60분씩 주 2회 이상 실시하면 좋다”고 했다. 장 교수는 또한 “저(低)탄수화물 및 단 음식을 줄이는 저과당 식이를 통해 체중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암을 조기 진단해도 치료할 수 있다. 간암을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70%에 달하지만, 전이됐다면 5년 생존율은 2.8%로 급격히 떨어진다. 간암은 국가 암검진사업대상이어서 만 40세 이상 고위험군(간경변증, B형 간염 항원 양성, C형 간염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자)을 대상으로 1년마다 간 초음파검사와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간암 조기 검진 수검률은 33.6%(2013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는 위암(73.6%), 대장암(55.6%)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다. 또한 성인 대부분은 간염 등 간검사를 하지 않아, 스스로 간암 고위험군인지 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임 교수는 “간암은 4개월 만에 종양이 2배나 커지는 등 전파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간염 예방 생활수칙>

-평소 손 자주 씻기

-물 끓여 먹기ㆍ음식물 익혀 먹기

-수저ㆍ식기 소독하기

-과일ㆍ채소 깨끗이 씻기

-주사기, 침, 문신,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등 조심

-과로, 음주, 약물 오ㆍ남용 금지

-충분한 수면과 영양ㆍ운동

-정기적인 간 기능 검사

<암 성별 사망률 비교>(단위: 인구 10만 명 당)

<제공: 대한간암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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