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ㆍ문재인ㆍ우상호ㆍ박지원 등
“우리 문화계, 노벨상은커녕
정부 블랙리스트에 몸살” 비판
밥 딜런의 충격이 우리 정치권도 강타했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인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14일 야권은 우리 문화예술계가 노벨상은커녕 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비판했다. 목소리를 높인 야권과 달리 여권은 침묵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밥 딜런의 노벨상 수상을 언급하며 “우리가 대중문화인들의 ‘블랙리스트’를 쓰고 있을 때 밥 딜런은 ‘귀로 듣는 시’를 쓰고 있었다”며 “그 시가 세상을 바꿔왔다. 이제 ‘청와대만이 아는 대답’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밥 딜런의 유일한 저서인 ‘바람만이 아는 대답’에서 따온 발언이다. 김용익 민주정책연구원장은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저항과 반전, 평화의 시를 노래한 그가 한국인이었다면 받을 것은 블랙리스트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도 “정부는 학문과 문화예술을 지원하되 간섭해선 안 된다. 블랙리스트 따위는 있어선 안 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비판적인 예술인들의 발목을 잡고 연예인들을 괴롭히는, 이런 행태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발을 맞췄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세계는 대중가수에게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알파고 시대인데 우리는 자꾸 유신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문화혁명 시대에나 가능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미르ㆍK스포츠 재단 등이 대기업에 강제 출연하는 관제문화가 판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창조적이어야 할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 정책은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야만의 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거듭 질타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 역시 밥 딜런의 가사를 인용하면서 “우리는 마음이 답답하다”며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이 나라 문화판에 권력의 그림자가 사라질까”라고 개탄했다. 조배숙 의원은 “밥 딜런이 노래할 때 (베트남)전쟁을 수행하던 미 정부에게 그는 눈엣가시였다”며 “정권은 짧지만 예술은 길다”고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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