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강진서 강연… 복귀 초읽기
安 “제3지대에서 경쟁 가능”
孫 향해 한발 더 나아간 제안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이 2년여 간 강진 칩거를 정리하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 창출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주류를 제외한 세력들이 모여 대선후보를 내세우는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 전 고문은 20일 전남 강진 강진아트홀에서 열리는 ‘제255회 강진다산강좌’의 강연자로 나서, 강진에 머물며 느꼈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손 전 고문은 그간 여러 차례 강연 요청을 사양해 왔으나, 강진을 떠나기에 앞서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의 자리로 강연을 수락했다고 한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19일 “지난 총선에서 관망하다가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직접 나서서 (정권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조만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거처를 옮겨 본격 활동을 준비할 예정이다.
손 전 고문은 정계 복귀 이후에도 더민주 당적을 유지한 채 여야의 합리적 개혁세력을 아우르는 제3지대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그간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당에 입당할 뜻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적을 바꾼 전력이 있어 또다시 대선을 앞두고 탈당을 감행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의당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른 분들이 당적을 내려놓고 나온다면 제3지대에서 경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에 들어와 대선후보 경선에서 함께 경쟁할 것을 요청했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제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곧 제3지대”라는 당내 의견이 적지 않은 만큼 안 전 대표가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 전 대표가 이날 성남 판교테크노벨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어떤 조건이든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제3지대가 국민의당이란 전제에서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이에 대해 손 전 고문 측은 “국민의당이 아닌 제3지대에서 여러 세력이 힘을 모으기 위해선 안 전 대표가 당에서 갖고 있는 여러 기득권을 확실히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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