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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출판사 첫 책] ‘똥 봉투 들고 학교 가는 날’(2004)

입력
2016.09.0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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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ㆍ아빠 어릴 적 얘기

아이들도 반했어요

아이앤북출판사는 첫 창작동화로 어린이들에게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었다.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의 놀이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잘 풀어내어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듯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동시에 부모님이 어린 시절에 했던 장난과 고민들이 지금의 우리 친구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랐다. 책을 통해 부모님과 아이들과 더 깊게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작품을 기획한 이유다.

출판사 첫 책인 ‘똥 봉투 들고 학교 가는 날’에는 총 6개의 에피소드가 들어있다. 먼저 ‘추억의 곰보빵’. 용태는 축구를 못한다며 민석이를 놀렸다가 그토록 좋아하는 빵을 얻어먹지 못했다. 민석이에게 복수하기 위해 용태는 고물을 주워 팔며 용돈으로 곰보빵을 샀다. 어렵게 산 빵을 누나에게 들킬까 용태는 한여름 장독에 빵을 이틀을 묵혔다. 추억의 곰보빵은 이 빵을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벌어지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즐거운 딱지치기’도 재미있다. 성준이는 누나의 미술책을 뜯어 강력한 딱지를 만들었다. 이 딱지로 늘 패배를 안겼던 철호와의 대결에서도 10장이나 따게 됐다. 결국 아빠에게 회초리를 맞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나지만 ‘공부 1등보다 딱지치기 1등이 더 신난다’는 순진함을 볼 수 있다. ‘공포의 채변 봉투’는 채변봉투를 채워가지 못한 기덕이가 구슬 10개로 맞바꾼 친구 기범이의 대변을 제출하며 벌어지는 얘기다.

한여름 밤 친구들과 수박서리를 하다 들통난 성일이의 이야기 ‘한밤의 대소동, 수박 서리’는 감동적이다. 성일이는 친구들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수박 주인 김씨 할아버지에게 혼자 벌을 받는다. 할아버지는 그 마음을 높이 평가해 성일이를 용서하고 시원한 수박까지 준다. TV가 귀했던 과거 어느 날을 그린 에피소드도 있다. ‘요술 상자 텔레비전’은 TV를 갖고 있는 경수네 집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다. 홍수환 선수의 권투 중계가 있던 그날 민근이는 권투 선수의 꿈을 갖게 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민근이의 꿈은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의 최고 놀이 썰매타기’는 어릴 적 썰매 경주와 추위를 녹여주던 모닥불, 군고구마 등 겨울방학을 꽉 채워줬던 것들을 보여준다.

이 동화를 기획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작가 섭외였다. 기획은 좋지만 글을 흔쾌히 써주겠다는 작가가 없었다. 지명도가 없는 새내기 출판사라 그런지 번번이 거절의 메시지를 받았다. 여러 번 두드림 끝에 좋은 작가를 만날 수 있었고, 다행히 동화가 출간된 후 어린이들과 부모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 무려 10만권이 넘게 팔려나갔다. 첫 기획 창작에서 ‘대박’을 거둔 후 아이앤북출판사는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안숙 아이앤북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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