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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가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퍼뜨린다고? 오해입니다

입력
2016.08.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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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가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했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6일 MBC는 ‘길고양이서 살인진드기 발견, 도심 어디서든 주의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이용해 서울 시내서 포획된 길고양이 126마리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17.5%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F)’에 감염됐으며, 길고양이와 사람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길고양이의 안전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부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길고양이 사료 배포 장소를 단지 밖으로 옮겨 달라는 게시물이 나도는 등 길고양이가 SFTF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칫 길고양이 혐오로 이어질 가능성에 우려한 한국고양이보호협회와 동물단체 카라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MBC의 보도가 편향됐다며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도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게시판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MBC는 길고양이와 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만 보도해 편파 방송 지적이 일고 있다. MBC방송 캡처

길고양이-사람 간 전파 사례 없어

MBC 보도는 사람 간 바이러스 전파 사례가 있기 때문에 길고양이와 사람 간에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연구 결과로는 이 바이러스가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가 없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함께 서울 전역 길고양이에 대해 SFTS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는 “고양이와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검역본부가 염소에서 SFTS의 접촉감염실험을 실시했는데, 심각한 병증을 보이지도 않았고 바이러스혈증도 짧았다고 했습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2013년에 처음으로 발견된 바이러스이므로 아직 충분한 자료가 축적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아직까지 동물과 사람간 전염 사례가 없으며 동물에게서도 중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모니터링은 하되 가축전염병예방법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러스에 걸린 동물의 상태도 심각하지 않고, 동물과 사람 간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겁니다.

MBC가 보도했던 연구를 맡았던 최준석 교수도 “길고양이로부터 사람으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으냐”는 질문에 “연구를 해보지 않았고, 사례보고가 없기 때문에 답변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사람 감염 환자로부터 의사와 간호사가 감염됐다는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전역 길고양이 혈액검사 결과 바이러스 미발견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서울 전역 길고양이에 대한 SFTS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까지 성동구 동대문구 등 13개 지역 길고양이 185마리의 혈액 검사를 마쳤는데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MBC가 보도했던 서울대 연구진의 결과는 2014년 개인동물병원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연구한 겁니다. 더 넓은 지역에서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분석했는데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셈입니다.

또한 서울시가 당초 길고양이를 통해 SFTS를 매개하는 야생진드기 조사사업을 시작한 것은 길고양이가 위험하다는 취지에서가 아니었습니다.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지 않고 일정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영역동물인 길고양이를 통해 야생진드기가 서식하는 곳을 알아내고, 해당 지역의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길고양이를 멀리할 것이 아니라, 살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풀밭에 갈 때 긴 옷을 착용하고 땅에 눕거나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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