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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다섯 살 꼬마의 울림… 공습을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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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다섯 살 꼬마의 울림… 공습을 멈추다

입력
2016.08.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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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출된 다크니시 사진 SNS 확산

“1년 전 쿠르디 연상”… 반성 불러

유엔 요청에도 꿈쩍없던 러시아

“인도주의 위해 48시간 휴전” 발표

카타르 작가 칼리드 알바이흐가 카툰 '시리아 어린이에게 주어진 선택'에서 '남는다면'이라는 문구 위에는 다크니시 다크니시의 모습을, '떠난다면'이라는 문구 위에는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을 그려 시리아에 남아 있거나 탈출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시리아 어린이들의 처지를 전했다. 알바이흐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카타르 작가 칼리드 알바이흐가 카툰 '시리아 어린이에게 주어진 선택'에서 '남는다면'이라는 문구 위에는 다크니시 다크니시의 모습을, '떠난다면'이라는 문구 위에는 아일란 쿠르디의 모습을 그려 시리아에 남아 있거나 탈출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시리아 어린이들의 처지를 전했다. 알바이흐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잿빛 먼지와 피로 얼룩진 시리아 알레포 소년 옴란 다크니시(5)의 위태로운 모습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정부군의 공습에서 살아남은 모습을 담은 그의 참혹한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번지며 전세계가 외면한 시리아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학교와 병원까지 무차별 공습하던 러시아도 18일(현지시간) 유엔의 휴전 요청을 받아들이는 변화를 보여 시리아 내전이 사진 한 장으로 새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시리아 시민단체 알레포미디어센터가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에는 구급요원과 주민들이 폭격을 맞아 부서진 건물 잔해에서 다크니시를 구해 구급차에 태우는 장면이 생생히 담겼다. 다크니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먼지를 뒤집어썼고, 이마의 상처로 얼굴은 피투성이가 됐다.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듯 비명을 지르거나 울음을 터트리지도 않았다.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보던 다크니시는 얼굴을 문지른 후 피가 묻은 손을 보며 움찔 놀라더니 의자에 쓱 하고 닦아 낼 뿐이었다.

공습을 받은 알레포 동부 카테르지는 반군이 장악한 지역으로 하루에도 수십차례 러시아 군과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이 퍼붓는다. 다크니시의 사진을 찍은 사진기자 마흐무드 라 슬란은 “당시 현장에서 시신 3구를 지난 후 누군가 넘겨주는 다크니시를 받아 안았다”며 “다른 구조대원에게 아이를 건네자 그가 아이를 구급차에 데려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하루에도 다크니시와 같은 아이들 다수가 폭격으로 사망한다”고 전했다.

다크니시의 사진과 동영상은 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며 시리아 사태에 대해 폭발적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전쟁 상황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그의 모습은 지난해 8월 터키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4)를 연상시키며 “죄 없는 아이들까지 죽도록 해야 하나”라는 반성이 증폭되고 있다.

가디언과 CNN 등 주요 언론들도 SNS에서 확산되는 여론을 발 빠르게 보도하고 나섰다. 특히 외신들은 트위터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카타르 작가 칼리드 알바이흐가 그린 ‘시리아 어린이의 선택지’라는 그림을 집중 보도했다. 알바이는 ‘(시리아에) 머물면’이라는 문구 위에 참혹한 다크니시의 그림을, ‘떠난다면’이라는 문구 위에는 사망한 쿠르디의 모습을 담아 위태로운 시리아 어린이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알레포미디어센터(AMC)가 공개한 시리아 소년 옴란 다크니시의 참혹한 사진을 보도하는 CNN 뉴스 캡처.
알레포미디어센터(AMC)가 공개한 시리아 소년 옴란 다크니시의 참혹한 사진을 보도하는 CNN 뉴스 캡처.

유엔의 거듭된 휴전 요청에 꿈쩍하지 않던 러시아도 돌연 휴전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 받고 있다. 이고르 코나셰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알레포에서 인도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48시간 동안 휴전을 하겠다”며 “구호물자가 알레포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유엔 특사는 반색하며 즉각 구호품 전달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최대 상업도시인 알레포는 정부군과 반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2년 미군이 지원하는 반군이 먼저 알레포를 장악했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군에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정부군이 동부 지역을 포위해 주민 25만명이 완전히 고립된 채 러시아와 정부군의 폭격을 받고 있다. 식료품과 의료품 보급도 끊기고 물과 전기조차 사용하지 못해 대부분의 주민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CNN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알레포에서 희생된 민간인은 1만8,598명으로 이 가운데 어린이는 4,557명에 달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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