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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에 '통역·팀 닥터'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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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에 '통역·팀 닥터'도 없었다

입력
2016.08.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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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20년만에 금메달을 딴 후 인천 송림체육관 인근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냉면으로 뒤풀이를 하는 장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20년만에 금메달을 딴 후 인천 송림체육관 인근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냉면으로 뒤풀이를 하는 장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협회의 지원만 놓고 본다면 올림픽에 나간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다.”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한 선수는 협회의 지원이 열악했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운동 선수가 장비 탓, 지원 탓 하면 변명처럼 느껴지겠지만 국제 대회 나가면 경쟁 국가들과 너무 (지원) 차이가 났다”고 하소연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40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했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열악한 현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발단은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열린 리우올림픽 네덜란드와 8강에서 1-3으로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한 직후였다. 귀국길에 오른 선수들이 같이 이동하지 않고 4차례에 걸쳐 나눠 귀국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선수들끼리만 나눠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그마저도 일반석이 지급돼 180~190㎝가 넘는 장신 선수들이 30시간 가까운 비행을 좁은 좌석에서 버텨야 한다는 것. 대한배구협회 측은 “전세기를 타고 다른 선수단과 함께 입국할 계획이었지만 선수단 측에서 조기 입국을 요청해 표를 구할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박정아 선수가 바로 한국 여자배구 현실이예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홀대 받는 여자배구 대표팀의 현실과 배구협회의 무성의한 지원을 꼬집고 있다.

이 글에는 남자배구보다 국제성적이 월등히 좋은 여자배구가 남자대표팀에 비해 국제대회 출전기회가 적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여자배구 대표팀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꺾고 20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 인천 송림체육관 인근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뒤풀이를 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메뉴의 문제가 아니라 배구협회의 무계획이 지적 대상이다. 결국 김연경이 자비를 들여 고급 레스토랑에서 뒤풀이를 다시 했다.

실제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여자 배구 대표팀에 대한 지원은 ‘열악하다’는 말이 어울렸다. 단적으로 대표팀은 감독,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그리고 선수 12명까지 단 16명 만이 리우에 들어왔다. 1명의 트레이너가 12명의 선수를 챙겨야 한다. 심지어 배구협회 직원은 단 한 명도 리우에 오지 않았다. 협회는 올림픽 기간 동안 새로운 대한배구협회장을 선출했다.

한국은 팀 닥터와 통역도 없어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리우 올림픽 공식 테크니컬 미팅 후 기자회견에 모 방송사 아나운서가 현장 답사 차 왔다가 통역을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전력분석원도 단 한 명이었다. 한국과 예선 첫 경기에서 맞붙었던 일본의 경우 기본 전력분석 2명에 보조분석 3명이 있다. 여기에 트레이너와 팀 닥터 등을 포함하면 선수들과 비슷한 10명 가량이 된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는 한국 선수단에 배정된 AD카드(상시 등록카드)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네덜란드 전지훈련까지 함께했던 매니저와 코치진, 트레이너를 리우로 보내지 않았다. AD 카드가 없으니 선수촌 입촌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 때 야구는 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하는 스태프들도 현지로 데려와 근처 숙소에 묵게 했다.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번 리우 올림픽 시작 전 선수촌이 아닌 호텔에 묵었다. AD 카드가 없는 지원 인력이 같은 호텔에 머물면서 선수단을 도왔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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