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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神 펠프스, 2000년 ‘올림픽 신화’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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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神 펠프스, 2000년 ‘올림픽 신화’ 새로 썼다

입력
2016.08.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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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혼영 200m 압도적 1위

개인전 통산 13번째 金 수확

고대 육상선수 레오니다스

12개 넘어서는 신기록 세워

큰 발ㆍ짧은 다리 최적 신체조건

100m 접영서도 金추가 기대감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12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수영 남자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4관왕에 오른 뒤 손가락 4개를 펼쳐 보이며 웃고 있다. 리우=AP연합뉴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12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수영 남자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 대회 4관왕에 오른 뒤 손가락 4개를 펼쳐 보이며 웃고 있다. 리우=AP연합뉴스

그를 능가할 선수가 인류 역사에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1ㆍ미국)의 얘기다. 펠프스가 올림픽 역사를 고쳐 썼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한 근대 올림픽을 거슬러 2000년 전 고대 올림픽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펠프스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서 1분54초6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2위인 하기노 고스케(일본·1분56초61)에 1초95나 앞설 만큼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이로써 펠프스는 개인혼영 200m에서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올림픽 단일 개인종목 최다 연속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수영선수로는 펠프스가 처음이며, 전 종목을 통틀어서는 육상 원반던지기의 알 오터(미국ㆍ1956∼68년)와 멀리뛰기의 칼 루이스(미국ㆍ1984∼96년)에 이어 세 번째다.

펠프스는 이날 우승으로 이번 대회 첫 4관왕으로도 등극했다. 8일 단체전인 계영 400m에서 금빛 역영을 펼친 펠프스는 10일 하루에만 접영 200m와 계영 800m에서 잇달아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펠프스는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수도 22개로 불렸다. 통산 메달 수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포함해 26개로 늘어났다.

특히 개인전에서 그가 따낸 금메달 13개는 근대는 물론 기원전 776년부터 393년 사이 293차례 열렸던 고대 올림픽에서도 없는 대기록이다. 그간 통산 개인전 최다 금메달 수는 2000년 전 육상선수 레오니다스(Leonidas)의 12개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그는 기원전 164년에 열린 올림픽에서 스타디온(192m 달리기), 디아울로스(약 370m 달리기), 호프리토드로모스(무장한 채로 달리기) 종목 정상에 올랐다. 기원전 160년, 156년, 152년까지 올림픽에 잇따라 출전한 레오니다스는 같은 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도저히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 기록을 2000년 뒤 펠프스가 갈아치우고 신기원을 열었다.

수영 전문가들은 펠프스를 ‘수영의 전설’로 만든 원동력으로 탁월한 신체조건과 인성을 꼽는다.

펠프스의 어린 시절 별명은 ‘펠피시(Phelfish)’로 알려져 있다. 펠피시는 ‘펠프스(Phelps)’와 물고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피시(fish)’의 합성어다. 물고기처럼 빠르게 헤엄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사실 어릴 적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은 그의 ‘이기적인’(셀피시ㆍselfish) 행동에 대한 주위의 평가에서 나온 별명이다. ADHD로 유발된 과잉행동을 제어하기 위한 치료의 하나로 수영을 시작한 펠프스는 키 1m94㎝, 몸무게 90㎏의 체격을 갖고 있다. 양팔을 펼친 길이는 208㎝, 발 사이즈는 350㎜다. 큰 발과 짧은 다리(81㎝)는 수영선수로서 최고의 조건으로 평가 받는다. 수영할 때 하체는 몸통과 함께 가라앉으려는 성질이 있는데, 하체가 짧으면 물 위에 잘 뜨게 된다. 큰 발은 오리발 역할을 해 돌핀킥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8,500cc에 달하는 폐활량(일반 남성은 평균 3,500㏄)은 오랜 잠영을 가능하게 했다.

펠프스의 인성도 나무랄 데 없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노민상 한국 수영대표팀 감독은 “세계적인 선수가 코치의 명령은 칼같이 실행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겸손하고 매우 성실한 선수다. 이는 세계정상유지의 원동력”이라며 펠프스를 높이 평가한 적이 있다.

이런 성실함 뒤에는 선생님인 어머니 데비의 엄격한 가정 교육이 있었다. 최고의 스타가 됐음에도 착실하고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고 있는 그를 지탱하고 있는 건 모성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장애를 극복한 펠프스의 이야기는 올림픽에서 인간승리를 목격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수영장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 그것이 내게 승리를 줄지 지켜보겠다”고 각오를 다진 펠프스가 그의 마지막 올림픽, 마지막 개인종목이 될 100m 접영에서 이번엔 어떤 역사를 그려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접영 100m 결선은 13일 오전 10시12분 열린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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