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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 흘린 땀, 류승우를 배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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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 흘린 땀, 류승우를 배신하지 않았다

입력
2016.08.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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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우가 5일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피지와의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류승우가 5일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피지와의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너 기본기 어디서 배웠어?”

류승우(23ㆍ레버쿠젠)가 올림픽대표팀에 소집됐을 때 신태용(46) 감독은 이따금씩 그를 타박했다. 볼 터치가 좋지 않은 건 류승우의 최대 약점이다. 패스 받은 볼을 발 앞에 떨구지 못해 경기 흐름을 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반면 장점도 확실한 선수다. 영리함으로 작은 체구(172cm 67kg)의 문제를 극복한다. 위치 선정이 좋고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침투도 뛰어나다.

신 감독은 5일(한국시간) 피지와의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류승우를 ‘히든카드’로 낙점했다.

류승우는 기대에 부응했다.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전반 32분 선제골을 포함해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8대0 대승을 이끌었다. 한국이 이날 얻어낸 두 개의 페널티킥도 모두 류승우가 만들어냈다. 권창훈(22ㆍ수원)이 2골 1도움, 석현준(25ㆍ포르투)이 2골, 손흥민(24ㆍ토트넘)도 페널티킥으로 1골을 보탰다. 류승우는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첫 한국 남자 선수가 됐다. 또한 신태용호는 한국 남녀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세계 대회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가장 큰 점수 차이로 승리한 팀이 됐다. 올림픽 본선 역사상 한국의 최다 득점과 최다 득점 차 승리 기록도 덤으로 따라왔다.

류승우는 3년 전 터키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중앙대 소속이던 그에게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고, 2013년 말 명문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제2의 손흥민’으로 각광받았지만 분데스리가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브라운슈바이크, 빌레펠트 등에서 임대 선수로 전전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썩 넓은 편은 아니었다. 신태용호에는 류승우 외에도 권창훈과 문창진(23ㆍ포항) 등 재간 넘치는 2선 공격수가 많다. 여기에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손흥민까지 가세해 류승우가 주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두 달 전부터 철저히 올림픽을 준비했다. 지난 5월 시즌을 마친 뒤 국내에서 독하게 구슬땀을 흘렸다. 신태용 감독과 부산 아이파크 구단의 배려로 부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경기력을 유지했다. 올림픽 본선에 맞춰 가장 날카롭게 몸을 만들었고 중요한 순간에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해트트릭을 한 것보다 팀이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본선 첫 단추를 잘 꿴 것이 기분 좋다”며 “내가 잘해서 골을 넣었다기보다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해준 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2ㆍ3차전에서도 분위기를 잘 살려가도록 노력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대승을 거두고 같은 조의 독일과 멕시코가 2대2로 비기면서 신 감독의 시나리오는 명확해졌다. 8일 오전 4시 독일과의 2차전에 모든 걸 걸겠다는 작전이다. 신 감독은 “독일과 멕시코가 비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대로 이뤄져 기분이 좋다”며 “독일과의 경기에 올인 할 수 있게 된 것이 소득”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전에 대해 “오늘과는 다른 포메이션으로 맞설 계획”이라며 “보완해야 할 점들을 좀 더 생각하고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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