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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기록 사이…육상 선수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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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기록 사이…육상 선수들의 딜레마

입력
2016.08.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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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육상 선수 제레미 타이우(26)는 리우올림픽 때 스파이크의 로고를 가릴 계획이다. 스포츠 용품업체‘브룩스(brooks)’와 계약 때문이다. 이 업체는 육상 스파이크를 만드는 전문 업체가 아니다. 타이우는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등 다른 업체의 스파이크를 신는 대신 그 위에 후원업체의 로고가 쓰인 덮개를 씌워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창 던지기 선수 마이크 하즐(37·미국)은 2011년 미국 챔피언십 대회에서 자신의 후원업체 나이키의 스파이크 대신 아식스, 리닝사의 스파이크를 동료로부터 빌려 신었다. 스파이크의 폭이 너무 작아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즐 역시 나이키와 계약에 따라 해당 스파이크의 브랜드를 가리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스파이크 밑창에 있는 로고를 가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하즐에게 1만 달러의 보너스를 주지 않았다.

올림픽은 스포츠 마케팅 전쟁터다. 주요 스포츠용품 업체들은 선수들과 개별 계약을 맺고 큰 돈을 쏟아 부어 용품 홍보에 열을 올린다. 스포츠용품 업체가 선수들과 맺는 스폰서십 계약 시장은 연간 수조 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한국시간) ‘육상 선수들이 스파이크 로고를 지우고 뛰는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위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육상종목에 ‘침투’한 스포츠용품 업체의 영향력을 소개했다. 스폰서 시장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이처럼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제약도 많다. 위의 두 사례가 이 제약 때문에 벌어진 일들로, 경기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에 집중해야 할 선수들이 스파이크 로고 표출 문제에 시달리자 세계 육상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육상의 전설 칼 루이스(55)는 “스포츠용품 업체들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우리가 진정한 프로 스포츠인이라 말 할 수 있느냐”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 스폰서십으로부터 독립한 선수들도 있다. 올해 남자 400m 허들 최고기록을 세운 조니 더치(27·미국)는 2013년 나이키와 계약이 만료된 이후 스폰서 없이 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금전적인 문제에서 해방되고 싶다”며 스파이크의 로고를 주황색 스프레이로 모두 지운 채 뛴다. NYT는 “상금을 주는 육상 대회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으며, 선수들의 수입 양극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약물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스파이크에 주황색 스프레이를 뿌려 상표를 가린 미국 육상의 조니 더치. 뉴욕타임스 캡처
스파이크에 주황색 스프레이를 뿌려 상표를 가린 미국 육상의 조니 더치. 뉴욕타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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