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등 멍 자국은 사망과 관련 없어
경찰 “정밀검사 통해 사인 규명”
햄버거를 먹은 뒤 이를 닦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네 살배기 여자아이의 시신에서 뇌출혈 흔적과 외부 힘에 의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아이 어머니는 학대 혐의를 부인하면서 “과거 훈육을 위해 체벌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이 어머니의 학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3일 전날 사망한 A양의 시신에서 뇌출혈 흔적을 확인했다는 1차 부검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과 뇌출혈이 외력에 의해 생긴 것인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정밀검사를 통해 규명할 계획이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주 정도 걸릴 예정이다.
A양의 뇌출혈 부위에 상처는 없었으나 멍 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얼굴, 팔, 다리 등에서 발견된 멍 자국은 외력에 의한 것이지만 사망과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국과수는 설명했다.
A양의 어머니 B(27)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을 위해 손으로 두 차례 때린 적이 있으나 학대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B씨와 동거하던 친구 C(27ㆍ여)씨도 “체벌하는 것은 본 적이 있으나 학대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앞서 2일 오후 1시 30분쯤 인천 남구 주안동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이를 닦던 중 쓰러져 숨졌다. A양은 숨지기 전 어머니 B씨와 함께 집에서 햄버거를 먹었고 당시 집에는 C씨도 함께 있었다. B씨는 딸이 쓰러지자 119에 신고하고 그 사이 직접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A양은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A양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가 지난 6월부터 어머니 B씨와 함께 살았으며 다니던 어린이집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딸이 태어난 2012년 남편과 이혼한 뒤 C씨와 함께 생활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B씨와 C씨, A양의 아버지 등을 상대로 아동 학대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