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정의 뉴욕에서 밥 먹기]

올 여름 뉴욕 맨해튼 소호에 들어선 매그넘 팝업 스토어에서는 즉석 주문, 제작되는 '나만의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김신정 제공

미국 시리얼 제조회사 켈로그가 미국 독립 기념일인 7월 4일 ‘켈로그 NYC 카페’를 뉴욕 타임스퀘어에 열었다. 아침식사로 애용되는 시리얼을 주제로 한 카페로, 미국의 유명 페이스트리 셰프 크리스티나 토시가 메뉴를 개발했다. 그는 한국인 2세 데이비드 장 셰프가 이끄는 ‘모모푸쿠’ 레스토랑에서 시리얼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 너무 맛있어서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하다는 마약 파이 등 색다르면서도 미국적인 디저트들을 개발한 경력이 있다. 토시 셰프의 메뉴개발 실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 그가 만든 디저트들이 ‘모모푸쿠 밀크바’라는 베이커리 숍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정도다.

켈로그 NYC 카페의 디자인과 전반적인 운영은 뉴욕 파인 다이닝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토마스 켈러 셰프의 레스토랑 ‘퍼세이(Per Se)’의 총 매니저였던 앤서니 루돌프가 맡았다. 이런 화려한 팀과 땅값 비싼 타임스퀘어의 주소는 물론 메뉴 가격에 반영된다. 켈로그사의 기존 시리얼에 피스타치오, 신선한 과일, 허브, 커피 가루, 차이 티 가루 등의 토핑을 첨가한 시리얼 한 그릇은 유기농 우유를 포함해 7.5달러고, 시리얼과 코코넛, 프레시 민트 잎, 피칸, 바나나 칩 등의 토핑을 얹은 선데이 아이스크림은 9.5달러다. 물가가 비싼 뉴욕에서도 16컵들이 시리얼 한 박스 가격이 5달러 미만인 가격을 감안하면 뉴욕의 관광지에서만 가능한 가격의 메뉴다. 뉴욕의 한 언론은 이 카페 개장을 올 여름 ‘가장 기이하고 예상 밖인 오프닝’이라고까지 일컬었다. 개장한 지 아직 일주일 밖에 안되어서 두고 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관광객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듯하다. 뉴욕의 물가가 워낙 비싸 아침식사로 그 정도 가격은 감수할 수 있는 데다가 뉴욕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카페이기 때문이다.

비슷하면서 다른 곳으로 8월 7일까지만 한시 오픈하는 ‘매그넘 NYC 스토어’가 있다. 영국 아이스크림 매그넘의 팝업 스토어인 이곳은 ‘나만의 아이스크림’을 즉석 주문, 제작해주는 디자이너 아이스크림 카페다. 런던, 시드니, 상하이, 파리 등 세계적인 도시들을 거쳐 올 여름 뉴욕에 문을 열었다. 럭셔리 브랜드 상점들이 즐비한 맨해튼 소호 거리에 어울리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먼저 바닐라와 초콜릿 아이스크림 중 하나를 베이스로 고른 후 화이트, 밀크, 다크 3종의 벨기에 초콜릿 퐁듀 중 하나를 선택해 아이스크림을 담근다. 그 다음 20가지의 토핑 중 세 가지를 고르면 된다. 토핑 중엔 견과류와 초콜릿 칩 등 흔한 것도 있지만, 구기자 열매, 장미 꽃잎, 금가루, 히말라야 소금 등 색다른 토핑들도 많다.

이 아이스크림 카페는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세세한 모든 것을 소셜 미디어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듯하다. 카페 공간의 인테리어와 토핑 하나하나의 색감이 화사하고, 냅킨에는 소셜 미디어에서 같은 주제를 찾아볼 때 사용되는 해시태그(#)가 프린트돼 있다. 소호에서의 이 한정적인 경험을 살 수 있는 가격은 7달러. 슈퍼마켓에서 3달러 이하로 살 수 있는 매그넘 아이스크림 바 가격과 차이가 크다. 하지만 즉석에서 소셜 미디어로 공유할 수 있는 화려하고도 맛있는 맞춤형 아이스크림은 여름의 또 다른 이색적인 경험으로 자리잡았다.

켈로그 시리얼 카페와 매그넘 아이스크림 카페는 대중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살 수 있는 식품류를 업그레이드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가격도 전체적인 구매 경험을 반영한 것이다. 색다른 카페와 식당이 오픈할 때마다 가격이 합리적인지,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술책인지,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인지 논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확실한 것 한 가지는 뉴욕에서는 이런 시도가 끊임없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뉴요커들과 관광객들이 이 도시에는 넘쳐나니까.

김신정 반찬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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