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전자 중심 역대 최대 액수 ‘베팅’
한국 산업 성장 가능성 높이 평가
일각 “환율 효과… 하반기 불투명”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상반기 105억 달러를 돌파,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외국인이 1~6월 국내에 직접 투자한 규모(신고 기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증가한 105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이전 상반기 최대 투자 실적인 103억3,000만달러(2014년)를 넘어선 것이다.
정부는 세계 경제 침체 등 부정적인 투자 여건에도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와 신산업 분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기대가 높다는 것을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했다. 정승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상반기에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일본 투자가 라운드테이블, 주한외국상의회장단 등 고위급 투자 유치 활동을 적극 전개하면서 우리 정부의 투자 정책 의지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각인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환율 효과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 FDI 현황을 보면 유럽연합(EU)이 4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1.2% 급증했고, 중국도 7억1,000만달러로 79.5%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13.7% 감소한 18억1,000만달러, 일본은 28.8% 줄어든 6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운송용 기계 등 제조업이 28억5,000만 달러를 유치해 전년 보다 159.6% 증가했고, 금융·보험, 정보기술(IT), 유통 등 서비스업도 72억4,000만 달러로 13.7% 늘어났다.
다만 도착기준(실제 집행이 이뤄진 금액) 외국인 투자 금액은 4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대규모 투자(18억4,000만 달러)가 포함된 데 따른 기저효과(비교 대상 시점의 상황이 현재와 차이가 커서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으로 세계 경제 침체와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 투자 유치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산업구조 고도화 및 신산업 인프라 확충과 연계된 외국인투자를 발굴하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마련, 외국인투자 유치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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