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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예산' 포항 과메기문화관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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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예산' 포항 과메기문화관 애물단지

입력
2016.07.0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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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방안 고민 없이 “끗발 좋을 때 짓고 보자”식 사업추진 탓

짓고 보자 식 사업추진으로 준공 2개월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과메기문화관 전경.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짓고 보자 식 사업추진으로 준공 2개월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과메기문화관 전경.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에 거액의 국비를 끌어들여 지은 과메기 문화관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형님예산’으로 야당의 집중포화를 맞을 정도였지만 정작 준공 후에도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아 개관조차 못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 등에 따르면 과메기문화관은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에 124억 원이나 들여 연면적 5,701㎡, 지상 4층 규모로 지난 5월 완공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정체성이나 운영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예산 따오기 식으로 추진된 바람에 7월이 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포항시의회는 포항 과메기문화관 관리 및 운영 조례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했다.

경제산업위원회 간담회장에서 시의원들은 관리비만 연간 2억4,000만 원이 필요하다는 포항시의 보고에 대해 “차라리 매각하라”는 발언도 터져 나왔다. 포항시는 카라반을 설치해 수익사업에 나서겠다고 했다가 호통만 들었다.

과메기문화관은 2010년 말 당시 구룡포를 지역구로 둔 이상득 전 부의장이 구룡포 지역 특산품인 과메기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며 조성한 과메기클러스터 사업의 일부다. 포항시는 구룡포읍 일대 14만2,000㎡에 380억 원을 들여 과메기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당시 이 의원의 후광을 입고 전체 사업비의 절반인 190억 원을 국비로 확보했다. 과메기 폐수처리시설과 가공공장, 냉동창고 건립과 함께 124억2,600만 원이나 들여 과메기문화관도 지은 것이다.

하지만 과메기라는 단일 수산물 하나를 위해 건물 연면적의 절반이 넘는 2,800㎡의 전시실을 확보한 것부터 무리라는 지적이다. 외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스토리텔링이나 유형의 사료가 거의 없어 포항시가 무료관람을 결정하면서 연간 2억4,000여만 원의 관리 운영비를 부담하게 됐다.

또 과메기 위생 검사 등을 맡을 문화관 내 연구센터는 민간에 위탁 운영할 계획이지만 겨울철만 판매되는 제품 특성상 연중 넉 달 가량만 가동할 수 있어 공모에 응할 업체를 찾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같은 문화관 운영을 위해 포항시는 진입로 공사에 17억 원의 예산을 별도로 투입했다.

백강훈 포항시의원은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사업비를 가져와야 하는데 일단 힘이 있을 때 ‘갖고 와 보자’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시 재정도 부족해 가뜩이나 어려움이 많은데 적자가 불 보듯 뻔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구룡포 전체가 과메기 주산지이고 과메기클러스터로 조성된 시설물이 당장의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과메기 판매가 늘어나면 사업 본래 목적을 달성한 것 아니겠냐”며 “포항시립미술관도 무료관람이고 한 해 십 수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연간 2억4,000만 원의 혈세가 들어간다고 무조건 애물단지라 말하는 건 지나치다”고 말했다.

한편 과메기문화관은 올 4월 건물 내 연구센터 공사를 맡은 업체가 KS 품질기준에 미달한 단열재를 시공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돼 재시공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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