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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화 그늘 해소하라는 브렉시트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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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화 그늘 해소하라는 브렉시트의 교훈

입력
2016.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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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이 거세다. 유럽연합(EU)에서는 네덜란드 프랑스 슬로바키아의 극우정당이 정치적 동조세력을 업고 EU 탈퇴를 공언하고, 덴마크 체코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결과에 대한 지역ㆍ세대 별 갈등이 폭발 직전이다. EU 결속의 급격한 이완과 영국의 불안이 세계 정치ㆍ경제에 얼마나 부정적 파장을 미칠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영국은 브렉시트를 찬성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찬성ㆍ반대파로 나뉘어 극심한 내분에 빠져들고 있다. 대다수가 잔류를 택했던 20ㆍ30대는 “나는 영국인이 아니라 유럽인이다” “어른들이 우리 세대를 망쳤다”고 주장하며 브렉시트를 주도한 장ㆍ노년층에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8일에는 런던 중심부에서 수만 명이 참가하는 항의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브렉시트에 대한 재투표 청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벌써 400만명 가까이가 서명했다. 잔류를 지지했던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다른 영국인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영국에서의 독립의사를 밝혀 영국 연방 붕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분열과 갈등은 자신들의 결정이 영국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데서 오는 혼란이겠지만, 브렉시트 과정에서 충분한 성찰과 진지한 논의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해 착잡함과 허탈함을 금할 수 없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개방과 협력에 기초한 지금까지의 자유주의적 국제질서가 퇴조하고 신고립주의라는 새로운 질서가 등장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극화와 불평등에 신음하는 저소득층의 분노가 기성 정치권에 무조건적 반기를 드는 급진주의 포퓰리즘과 결합한 배타주의의 산물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영국의 소설가가 SNS에서 “우리는 두통을 앓았는데 총으로 발을 쐈다. 결과적으로 발도 망가지고, 두통은 그대로 남았다”고 한 것은 정곡을 찔렀다.

당장은 EU와 영국 모두의 실(失)을 피하기 어렵다. EU의 영향력은 저하하고, 유럽의 민족주의도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민 노동자로부터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EU를 탈퇴한 영국은 세계 금융ㆍ경제 지위 상실로 그 몇 배의 일자리를 잃는 엄중한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른다.

영국의 선택이 옳았느냐, 글렀느냐를 떠나 지금은 파장을 냉철히 분석하고 이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게 급선무다. 핵심은 이런 사태를 초래한 세계화의 그늘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이고, 그것이 우리에게도 남의 일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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