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파 복당 승인 논란’으로 칩거에 들어갔던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나흘 만에 돌아왔지만 당의 내홍은 종식되지 못한 채 여진이 계속됐다.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을 놓고 당사자인 권 사무총장과 비박계는 강력 반발하고 친박계 초ㆍ재선은 경질을 관철시키기 위한 회동을 하면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20일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 이후 처음 열린 비대위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 위원장이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말이 있다”며 “땅을 더 굳게 하기 위해서는 말려줄 햇빛이 필요하다. 햇빛은 우리 내부의 단결, 존중, 양보, 배려”라고 강조한 뒤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고 하자 비박계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이 반발했다. 김 의원은 “발언할 기회를 달라. 민주주의를 한다고 모인 것이 아니냐”며 “(김 위원장이 결정한) 권 사무총장의 경질이 복당 문제와 연계된 것이라면 그것은 비대위의 자기부정이자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권 사무총장은 회의 직전 김 위원장을 만나 경질 결정이 부당하다고 항의했으나 김 위원장은 재고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 참석 통보도 받지 못한 권 사무총장은 이에 항의하듯 김 위원장의 옆자리에 앉아 비대위 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약 40분 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사무총장 경질’ 안건은 정작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았다. 지상욱 비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회의석상에서 그 논의가 오르지 않았다”며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뜻이 어제와 같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권 사무총장은 “(사무총장) 해임도 비대위 의결이 있어야 효력이 있다”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비박계 이혜훈 의원도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권 사무총장 경질에 대해 “민주적 절차라는 게 있는데 독재 정당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친박계 초ㆍ재선 의원 25명과 3선의 조원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권 사무총장의 경질을 관철시키기 위한 실력행사에 나섰다. 박대출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최근 복당 논의와 관련해 소속 의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며 “정진석 원내대표가 빠른 시일 내에 의원총회를 소집해 최근의 사태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권성동 의원은 사무총장직에서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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