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66. 열두 살 추정 몰티즈 ‘할배’
4㎏ 작은 체구의 몰티즈 할배(12세 추정·수컷)는 아랫니 두 개가 돌출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 귀여운 외모에 한 몫 하지만 여기엔 사정이 있습니다. 2년 전 경기 용인의 2차선 도로 한가운데에서 얼굴과 턱에 심하게 상처를 입은 채로 발견된 건데요, 개 혼자서는 도저히 올 수 없는 곳인데다 도로에 쓸린 상처로 봐선 달리는 차에서 던져진 것으로 추정됐다고 합니다.
갈 곳 없는 할배를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구조해 치료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산책을 즐긴다고 해요.
할배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컹컹 짖으면서 의사표현을 확실히 하기 때문입니다. ‘안아달라’, ‘산책 가고 싶다’, ‘간식을 달라’ 등 원하는 게 있으면 마치 활동가들을 혼내듯 컹컹! 짖는다고 해요.
카라의 입양센터 아름품의 터줏대감이 된 할배는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만 요새는 조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아름품에 최근 새로 입소한 대형견들이 많은데 나이도 있고 귀도 잘 안들리는 할배에겐 이들의 장난이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고 해요.
아픈 상처를 겪었지만 의사표현도 확실하고 다른 개들에게 기 죽지 않고 당당한 성격의 할배가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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