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본선 8강전 마지막 판은 전기 우승자 박영훈과 입단 4년차 신예 민상연의 대결이다. 민상연은 1992년생으로 2012년에 입단, 2015년에 4단이 됐다. 입단 전인 2010년 이마추어 신분으로 삼성화재배와 비씨카드배 등 2개 국제기전 본선에 잇달아 진출했고, 2012년 입단하자마자 바로 국수전에서 도전자결정전까지 올라 일찌감치 차세대 선두주자감으로 주목 받았다. 2014년에는 메지온배 한중 신예대항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랭킹은 27위다.
백이 우변에서 6으로 갈라쳤을 때 박영훈이 7로 아래쪽에서 다가선 후 9, 11로 우하 방면을 크게 키우려는 뜻을 밝혔다. 이때 흑의 입장에서 가장 알기 쉬운 방법은 <참고1도> 1로 우하귀 삼삼에 침입하는 것이다. 14까지 간단히 선수로 살 수 있다.
그러나 민상연은 12로 하변에 먼저 침입했다. 흑이 13으로 위쪽에서 막았을 때 14로 끼운 게 타개의 맥점이다. 이때 흑이 <참고2도> 1로 위쪽에서 단수 치는 건 별 실속이 없다. 실전처럼 15, 17로 두는 게 가장 일반적인 처리 방법이다. 한편 백은 18, 19를 교환한 다음 20으로 단수를 먼저 치는 게 정수다. 흑이 12의 곳을 이으면 A로 단수 쳐서 흑 한 점을 축으로 잡을 수 있다. 한데 이 장면에서 박영훈이 잠시 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뭔가 다른 반발 수단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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