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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ㆍ감정협회 ‘부동산 감정평가 감독권’ 갈등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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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ㆍ감정협회 ‘부동산 감정평가 감독권’ 갈등 2R

입력
2016.06.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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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협회는 감정평가 업무만 하고

감정원이 수시검증 권한 갖게 해

감정협회 “업계 통제 가능” 반발

부동산의 적정 가치를 평가하는 ‘감정평가’ 분야의 양대 기관인 한국감정원(이하 감정원)과 한국감정평가협회(이하 감정평가협회) 사이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작년말 ‘감정평가 선진화 3개 법안’ 입법 과정에 마찰을 빚었던 두 기관이, 이번엔 감정평가 감독권한의 범위를 담은 관련 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다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최대한 감독권한을 지키려는 감정원과 사상 처음 감정원의 관리감독 아래 놓이면서 어떻게든 감독권한을 줄이려는 감정평가협회의 기싸움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감정평가 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간 부동산 감정평가와 검증 업무를 각각 병행했던 두 기관은 작년말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한국감정원법 등 이른바 감정평가 선진화 3법이 제ㆍ개정되면서 역할에 큰 변화를 맞았다.

공기업인 감정원은 1969년부터 해오던 토지가격 산정 등 감정평가 업무에서 손을 떼는 대신 각종 과세의 기준이 되는 주택가격 공시나 이미 감정평가가 이뤄진 물건에 대한 사후검증 같은 공적기능만 수행하게 됐다. 반면, 그간 정부의 위탁을 받아 두 기관이 함께 수행하던 토지보상 평가, 일반토지거래 평가, 국공유재산 평가 등의 감정평가 업무는 감정평가업자들의 모임인 감정평가협회가 전담하게 됐다.

외형상으론 두 기관이 선수(감정평가)와 심판(검증) 역할을 각각 나눠 맡는 모양새지만 그간 감정원과 같은 업무를 하다 이제는 심판의 눈치를 보게 된 감정평가협회는 불만이 상당하다.

특히 최근엔 9월 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국토부가 입법예고한 시행령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시행령은 그간 제도개선 목적으로만 쓰이던 ‘무작위 표본조사’를, 일반적 감정평가 검증에 쓰이는 ‘타당성 정밀조사’의 기초조사 성격으로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감정원이 표본조사를 내세워 감정평가협회의 감정평가를 수시로 검증할 수단이 생긴 셈이다. 이에 대해 감정원 관계자는 “우리 역할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처럼 정부를 대신해 감정평가가 제대로 됐는지 살피는 것”이라며 “검증에 착수하기 전, 문제점 있는 감정평가 대상물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표본조사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감정평가협회는 자칫 업계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특권이 감정원에 부여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감정평가협회 관계자는 “감정원이 언제든 표본조사를 통해 악의적으로 특정업체를 조사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이는 감정평가사 전체를 잠재적 범법자로 취급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감정평가협회는 지난달 17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1,000여명이 총궐기대회를 연 데 이어, 이달말엔 서울에서 반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심지어 감정평가 업계에서는 감정원의 검증기능 강화가 수익 창출 목적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 감정평가법인 대표는 “감정원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대출에 담보로 잡힌 부동산이 제대로 평가됐는지 검증하는 서비스(담보평가서 검토 등)를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홍보까지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민간 업자들의 정보를 공기업의 수입원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미 시행령 초안을 발표한 국토부는 두 기관 사이의 불협화음이 날로 커지자 난감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간 400억원대의 감정평가 업무를 감정평가협회에 넘기고 감정원의 관리ㆍ감독권을 강화하기로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며 “감정원이 표본조사를 할 능력도 제한적이고, 조사를 통해 감정가격을 재산정하는 게 아니라 감정절차의 적절성만 판단하는 것이어서 영역침해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스템 개편이 부실 감정평가를 방지하고 감정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과정인 만큼 두 기관이 감정싸움은 자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다만 경우에 따라 부동산 소유자의 재산가치를 변동시킬 수 있는 감정원의 검증 절차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정원이 관리ㆍ감독 과정에 가이드라인을 주면 결국 감정평가액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사실 확인을 하고 비리를 조사하는 건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지 구체적인 조사범위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곽주현 인턴기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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