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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가서 체험학습… 1회용 전시성 사업에 예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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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가서 체험학습… 1회용 전시성 사업에 예산 펑펑

입력
2016.06.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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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산의 63% 126억 배정

해외취업 지원에 반 넘게 쓰지만 1년 단기계약에 수십명 수혜 그쳐

국내 스타트업 매칭 프로그램도 최저임금 수준 일자리만 소개

“대학 취업센터가 더 도움 탄식”

강소ㆍ중견 온리원 채용박람회 면접 보장 외 특별한 혜택 없어

“지방 구직자는 소외” 지적도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장모(26)씨는 지난달 청년희망재단이 진행하는 스타트업 매칭 프로그램에 참여할까 고민하다가 곧 마음을 접었다. 당장 취업이 급한 장씨로선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긴 했지만 신생 벤처기업이 제시한 연봉이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제시한 연봉 수준은 1,600만~2,000만원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133만~166만원에 불과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6,030원)을 반영한 월 최저임금 126만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장씨는 “취업이 급하긴 해도 눈높이를 한없이 낮춰 취업할 생각은 없다”며 “차라리 대학교 내 취업센터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희망펀드는 작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시름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였다. 박 대통령이 1호 기부자로 나서면서 기업 총수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잇따라 기부에 가세했고 일반 국민 9만여명도 힘을 보태 지금까지 1,400억원에 가까운 기금이 마련됐다. 하지만 청년희망펀드에 쌈지돈을 보탠 국민의 기대와 달리 청년 일자리 사업 상당수가 단순 일회성 대책에 그치는 데다 정부나 일반 취업회사들이 하는 업무와 겹쳐 출범 당시 정부가 했던 공언들이 헛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청년희망재단이 세운 예산 계획을 보면 이런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청년희망재단이 편성한 올해 예산은 198억원으로 이 중 63%인 126억6,000만원이 일회성 사업에 배정됐다. 이 중 67억5,000만원은 구직자의 해외진출을 돕는데 사용된다. 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기업의 해외법인에서 1년 단기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대가다. 구직자의 비행기표, 체제비를 포함해 인건비의 80%를 재단이 지원하고 나머지 20%만 기업이 부담한다. 이들의 1년 연봉은 2,140만원이다. 67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지만 정작 이 혜택을 받는 사람은 50명 안팎에 그치는 셈이다. 올해 총 8억2,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젝트’(3억원)와 ‘글로벌 청년 사업가 프로젝트’(5억2,000만원) 역시 비슷하다. 많은 예산은 투입되지만 수혜 인원은 총 50명 안팎에 그친다.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IT(정보기술)분야를 전공한 청년들이 벤처의 원조격인 미국 실리콘벨리 진출을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지만, 항공권 비용을 지원하고 실리콘밸리 체험 학습을 해주는 정도가 고작이다. 게다가 아직 이 프로젝트를 추진할 위탁업체도 구하지 못했다. 글로벌 청년 사업가 프로젝트는 청년들의 해외 창업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 하지만 ‘글로벌’이란 단어가 무색하게 구직자가 체험할 수 있는 국가는 태국 한 나라뿐이다.

재단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강소ㆍ중견 온리원 기업 채용 박람회 프로그램’도 대학교 내 취업센터에서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서류만 내면 면접까지 보장해주는 점이 차별적이긴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허술한 면이 많다. 재단은 총 39개 기업을 강소ㆍ중견기업으로 소개했지만 13곳은 경력직 채용이었다. 더구나 멘토링 서비스부터 채용 절차 대부분이 서울에서 열리다 보니 지방 구직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청년희망재단 관계자는 “재단 출범이 얼마 되지 않아 허술한 부분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성과가 나면 국민들의 기부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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