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세비 반납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취지로 세비 반납을 제안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전형적인 반(反)정치 논리”라고 비판하면서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제 때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는 일하는 정부를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국회의 공백은 국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안 공동대표는 4ㆍ13 총선 직후에도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20대 국회 임기 시작일까지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새누리당과 더민주에 요구한 바 있다.
더민주는 원 구성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세비 반납은 ‘일하지 않는 국회’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오찬에서 “국회의원 세비 가지고 시비 거는 것이 제일 유치하다고 본다”면서 “그렇게 말하면 남북대화가 1년간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통일부 장관에게 1년치 월급을 반납해야 한다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원 구성 협상 중에도 입법 준비와 민생을 위한 각종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지속하는 만큼 ‘무노동 무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하지 않고 버젓이 세비를 받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부끄러움을 아는 국민의당을 유치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정작 부끄러움을 모르는 태도 아닌가”라고 우 원내대표를 공격했다. 한편 새누리당에서도 “두 야당이 원 구성 협상판을 깬 이유부터 답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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