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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국회 모범답안은 ‘상임위 중심’ 상시 국회

입력
2016.05.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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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개최 기간 갈수록 짧아져

하루 100여건 법안 ‘깜깜이 처리’

예결위 ‘사전예산보고제도’필요

폐회 기간 ‘열흘 상임위’등 제안

국회가 공전하면 상임위 회의실 앞에 법안이 이렇게 가득 쌓인다. 2014년 8월 국회의 모습이다. 오대근 기자 inliner@hk.co.kr /2014-08-28(한국일보)
국회가 공전하면 상임위 회의실 앞에 법안이 이렇게 가득 쌓인다. 2014년 8월 국회의 모습이다. 오대근 기자 inliner@hk.co.kr /2014-08-28(한국일보)

어떻게 하면 '일하는 국회'가 될까. 모범 답안은 멀리 있지 않다. 국회 스스로 해법을 찾아 제시한 상태다. 18대 국회는 김형오 국회의장 직속 국회운영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결과보고서를, 19대 국회는 정의화 국회의장 직속 국회개혁자문위 결과보고서를 냈다. 새누리당도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서 쇄신안을 마련했다. 두 보고서와 쇄신안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일하는 국회’ 방안은 상임위원회 중심의 '상시 국회'였다.

우리 국회는 2ㆍ4ㆍ6월 임시회와 9~12월 정기회를 연다. 비회기 기간이 5개월인데다 중간에 끼어 있어 의정의 연속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계류 법률안과 주요 현안 처리가 늦춰지거나 막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영국은 매년 휴회 기간을 미리 공지하고, 나머지는 일하는 상시 국회로 운용한다. 우리 국회법은 보완책으로 비회기 중 상임위를 월 2회 개회토록 정하고 있지만, 1년에 두 번도 열리지 않을 때가 많다.

국회 의사과에 따르면, 16대 국회 4년 동안 본회의는 일주일에 한번 꼴인 215차례 열렸다. 하지만 본회의는 17대 때는 179회, 18대에선 173회로 오히려 줄어 들었다. 19대의 경우 212차례로 다소 늘어났지만 이는 올 초 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토론) 때문이라는 게 의사과의 분석이다. 이처럼 본회의 개최 기간이 짧아지다 보니 의원들은 법안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버튼을 눌러 무더기 처리하기 일쑤다. 19대에서 접수된 법안 1만7,822건 중 8,013건만이 처리되고 나머지는 폐기됐을 정도다. 본회의가 열릴 때마다 평균 37.8건이 처리된 셈이지만 하루에 100건이 넘는 안건이 상정돼 무더기 처리된 적도 적지 않다.

더구나 국회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예산심사를 맡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사실상 연중 절반만 운영된다. 그것도 정기국회 종료 직전 결산 심사를 속전속결로 끝내고 100일간의 예산안 심사를 마친다. 예결위는 비록 상설화돼 있지만 정기국회 이외 임시회에선 가동되지 않는 때문이다. 당연히 심도 있는 결산ㆍ예산안 심사가 이뤄지기엔 시일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예결위의 연중 심사체계를 구축해야 의회가 중장기적 재정 관리 목표를 설정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경제ㆍ재정 전반을 논의할 수 있다. 영국, 스웨덴, 브라질, 캐나다, 뉴질랜드처럼 행정부가 예산안 편성 단계에서부터 '사전예산보고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각종 국회 개선 보고서들은 내실 있는 의안 심사를 위해 폐회 기간에도 매월 토ㆍ일요일을 제외한 '열흘 정도' 상임위를 열어 법안을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럴 경우 국회는 연중 225일 이상 일하게 된다.

상임위에서 '상시 청문회'가 가능토록 한 이번 국회법 개정안 통과도 급작스런 사안이 아니었다. 앞선 국회에서부터 일하는 국회가 되려면 상임위 중심으로 의회가 움직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제도적 장치로 상임위 청문회가 필수적이라고 꼽았다. 또 상임위 회의실에선 여당과 야당이 마주보는 대결 구도의 탁상 배치보다는 협치를 위해 섞어 앉는 정책 중심의 '원탁회의'로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와 있다. 19대 국회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지낸 명지대 윤종빈 교수는 "상임위 활성화를 통해 여야가 당론 중심의 대결 프레임을 벗고 '여야 대 행정부'의 의회주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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