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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위선과 도덕 불감증이 낳은 남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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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위선과 도덕 불감증이 낳은 남미 위기

입력
2016.05.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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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정치위기가 심상치 않다. 브라질은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 절차 개시로직무가 정지돼 대통령궁에서 쫓겨난 데 이어 임시로 권력을 승계한 부통령조차 부정부패 혐의로 거센 국민 저항에 직면해 있다. 수십년래 최악이라는 국가 혼돈사태를 수습할 정치권의 능력과 의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인근 베네수엘라에서는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기업몰수 및 기업가 체포와 같은 초헌법적 조치가 정권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그런데도 나라는 좌우로 찢어져 대립으로 치닫고, 정권은 국정 실패의 책임을 반대세력과 외세 개입의 탓으로 몰고 가며 도리어 분열을 조장하는 형국이다.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12일 상원의 탄핵안 채택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2014년 대선 당시 국영은행의 자금을 재정적자 감축과 서민 복지정책 등 공공지출에 전용하고 재정회계를 분식(粉飾)했다는 혐의다. 상원의 최종 탄핵 표결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즉시 대통령직을 잃는다. 현재 여론이나 상원의 분위기로 보아 탄핵 확정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호세프 대통령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채 재계와 기득권 세력의 정치공작으로 몰아가고 있다. 탄핵 정국을 모면하기 위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전 대통령을 측근으로 내세우려다 더 큰 저항을 초래했다. 룰라 대통령은 한때 브라질 좌파정부의 영웅으로 추앙됐으나 지금은 뇌물수수 등 권력형 부정부패 혐의로 부인과 함께 수사를 받고 있는 처지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직무대행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도 부정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국민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력을 받고 있어 과도정부마저 제대로 굴러갈지 의문이다.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으로 권력을 잡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1월 경제비상사태에 이어 이달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국정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태다. 이 와중에 전국적으로 약탈이 횡행하고 있고,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수십 명이 숨지는 등 무법천지다.

근본원인은 경제난이다. 자원대국인 브라질은 저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최악의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급전직하했고, 통화가치도 폭락했다. 14년째 계속되고 있는 좌파정부의 무상복지 프로그램도 재정악화를 부르는 데 일조했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휘청거려왔고, 지난해 180%가 넘은 인플레가 올해는 700%로 치달을 전망이다.

두 나라의 비극은 고통스러운 개혁은 외면한 채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위기를 호도해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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