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 썸에이지 등 모바일 게임 기업들이 상장 준비에 나섰다. 2013년 선데이토즈가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상장 러시가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모바일 게임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코스닥 문을 두드린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 모바일 기업들의 코스닥 입성 러시
올해는 업계에서 내노라하는 게임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넷마블 게임즈는 자체 행사 '2nd NTP'를 통해 상장 계획을 밝힌 후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을 준비중이다. 이어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넷마블몬스터 등 개발 자회사까지 순차적인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nd NTP에서 기업 상장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제공
넷마블의 경우 개발과 퍼블리싱을 기록하고 있고 매 분기마다 2,000억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만 1조7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넥슨과 함께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고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3,262억원의 매출과 59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이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도 분기 사상 최대치인 48%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마블 퓨처 파이트'와 '모두의마블'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던 넷마블은 '스톤에이지' '디즈니 매지컬다이스'를 통해 해외 매출을 50%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넷마블 제공
현재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넷마블의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이는 약 7조원대의 넥슨과 약 5조원대의 엔씨소프트보다 높은 평가치로 향후 성장 속도를 감안한 수치라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썸에이지는 13일부터 코스닥 거래를 시작한다. 최근 '로스트킹덤'으로 매출 순위 10위권에 안착한 네시삼십삼분(4:33)의 개발 자회사다.
/▲ 네시삼십삼분 제공
지난 3월 썸에이지는 KB제6호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을 통해 단계적인 상장 절차를 추진해 왔다.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영웅'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린 썸에이지는 현재 공상과학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젝트 아크'와 DC코믹스의 히어로 슈퍼맨, 배트맨 등을 기반으로 한 액션 RPG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 썸에이지의 개발작 및 예정 타이틀. 썸에이지 홈페이지 캡쳐
이 밖에 넵튠, 이엔피게임즈, 더원게임즈 등의 게임 기업들도 각각 대표 주관사 선정을 비롯한 상장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고전 면치 못하는 상장 선배 기업들
그렇다면 이들보다 앞서 코스닥에 상장한 게임사들의 현재는 어떨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약 11.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 성숙도가 깊어진데다 경쟁 기업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양적 성장 추세만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은 매력적인 대안책으로 부상했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에 재투자해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다양한 성장 동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니팡을 통해 국민 게임 이미지를 각인시켰던 선데이토즈는 2013년 10월 하나그린기업인수목적회사와 합병 후 같은 해 11월 코스닥에 주식을 상장했다.
/▲ 선데이토즈 제공
상장 당시 약 4,000원대에 거래되던 주식은 2014년 9월부터 2만원선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애니팡 이후 뚜렷한 흥행작의 부재와 차기작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데이토즈 주가는 10일 종가는 1만1,850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카카오 플랫폼을 타고 비상한 '쿠키런'의 성공을 통해 2014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러나 차기작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상장 당시 평가했던 기업가치와 비교해 시가총액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 데브시스터즈 홈페이지 캡쳐
'아이러브커피'의 흥행 이후 2014년 11월 상장한 파티게임즈는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소셜카지노 전문 게임업체 다다소프트를 자회사로 인수하는 등 한때 4만원이 넘는 주가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아이러브 시리즈 이후에는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10일 종가는 1만2,700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터닝포인트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최근 신작 라인업을 속속 발표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소폭 오름세로 돌아선 데다 다양한 콘텐츠 발굴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섰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연내 '쿠키런2'를, 파티게임즈는 소셜카지노 게임 '카지노스타'와 '아이러브커피2'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IP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은 물론 연내 애니팡2의 북미·유럽 버전 '퓨리 팝'과 차기작 '애니팡포커' '애니팡3'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각오다.
/▲ 파티게임즈 제공
증권업계는 기초 체력이 약한 중소 게임사들의 경우 탄탄한 재무구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는 성장 동력 발굴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국 게임업체들도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글로벌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수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게임 시장이 과포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코스닥 상장이라는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라며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보해 기업의 기초 체력을 정비하지 못하면 코스닥에 상장하더라도 주가 급락 및 기업 이미지 추락을 면하기 어렵다. 장기적인 안목과 검토를 통해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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