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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와 한은, 구조조정 재원 신경전 벌일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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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와 한은, 구조조정 재원 신경전 벌일 땐가

입력
2016.05.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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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ㆍ조선업 구조조정을 위한 필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를 두고 정부와 한국은행의 신경전이 불거졌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부실 해소를 위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다. 정부는 ‘한국판 양적

완화’를 거론하며 한은의 직접 출자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한은은 구조조정을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 직접 출자는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구조조정 첫걸음부터 당국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회사채 시장 불안 등 불신과 혼란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다.

양적 완화는 기준금리가 제로(0%) 이하인 상태에서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을 통해 추가로 통화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본질적으로 통화량 증가에 초점을 둔 거시정책인 셈이다. 따라서 국내 기준금리가 1.5%로 여전히 인하 여력이 있는 데다, 한은의 직접 출자가 통화량 증가를 위한 것이 아닌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이라는 점에서 한국판 양적 완화라는 용어 자체도 어색하다. 그런데도 정부가 어색한 용어를 동원하면서까지 한은에 채권 매입을 통한 직접 출자를 주장하는 배경은 다른 데 있지 않다. 추경 등 재정을 동원한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경우, 야권의 질타는 물론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동의조차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어떤 식으로든 국회의 동의와 통제를 받게 되는 공적 자금 투입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크게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은의 직접 출자야말로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한 최선의 ‘우회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로서는 한은의 기본 권한과 책임을 어기면서까지 직접 출자를 감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총재가 여전히 “기업 구조조정에 발권력을 동원하려면 납득할 만한 타당성이 필요하다”고 버티는 이유다.

기재부와 금융위, 한은 등이 참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는 최근 1차 회의에서 한은 직접 출자, 추경 편성, 자본확충펀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산업금융채권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런 방안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다. 하지만 재원 동원의 편의성만 앞세운 정부나, 원칙과 명분, 내부 논리에 얽매여 유연한 행보에 소극적인 한은 사이에 갈등만 증폭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우선 추경이든 기타 재정이든 국회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정공법을 신속히 가동하는 게 맞다. 그 경우, 한은도 예상되는 자본확충 지연 상황을 감안해 현행법상 가능한 일부 출자와 대출을 결합하는 등 신속한 재원조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정도의 협력방안은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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