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前 미 국무부 차관보]
오바마가 중동 문제 치중했다면
클린턴은 亞재균형정책에 관심
‘북핵 해결’ 강력한 의지 시사
“제재만큼 대화ㆍ협상 필요” 언급도
亞주도권 싸고 美ㆍ中 갈등 커질 듯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회장(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6 아산플래넘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제공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6일 “힐러리 클린턴 후보만큼 아시아ㆍ태평양에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많은 사람도 없다.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역할이 훨씬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가 이란 핵 협상 등 중동 문제에 치중했다면,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아시아재균형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기조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미국이 적극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캠벨 전 차관보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한 국제관계 포럼 '아산플래넘 2016' 만찬사에서 “미국의 관심이 아시아를 떠난 적이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미국은 지난 10년, 15년 기간 중동 쪽으로 관심을 뒀고 균형이 잡혀 있지 않았다”며 “그러나 21세기 역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으로 생각하고 아태지역에 더욱 관심을 모아야 할 것이다”며 이 같이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경선 캠프의 외교자문 핵심인사인 캠벨 전 차관보는 클린턴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국무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1기의 클린턴 국무장관 시절 동아태 차관보를 맡으며 ‘아시아 회귀’ 전략을 담당했다. 국무장관 시절부터 ‘아시아 회귀’를 내세운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아시아에 대한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란 얘기다.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으나 제재만큼 대화와 협상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하려고 하면 미국은 보다 큰 압력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협상을 한다고 해서 제재 정당성이 약화되지 않는다. 협상의 문은 열어둬야 하고, 이는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달리, 제재와 협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을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북한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질수록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중국 역할론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중간의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 중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다양한 협력 등을 통해 미국은 중국과의 굳건한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모양새지만 아시아재균형 정책 강화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해, 향후 클린턴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아시아 주도권을 놓고 미중간의 갈등이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특히 “제가 향후 10년 간 상당히 개선되길 바라는 관계가 있다면, 한일관계”라고 강조한 뒤 한일간의 정보ㆍ방위 협력 개선도 주문했다. 그는 “양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더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깊이 부합한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