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성장률 못 미친 제품 유통
사고 땐 안전 위협… 건강 부정적
0~7세 아동의 안전을 위해 사용하는 자동차 카시트 대부분이 실제 아동의 체형보다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카시트 수입ㆍ유통 업체인 세피앙은 25일 국내에서 주로 유통되는 범용 카시트 5종의 좌석 높이를 조사한 결과 60~6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6년마다 측정해 발표하는 ‘한국인 인체치수’(2011년 기준)의 7세 평균 앉은 키(남 67.3㎝, 여 66.4㎝)보다 낮은 수치다.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에 아동의 평균 성장이 빨라지면서 많은 아동들이 몸에 맞지 않는 카시트를 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카시트보다 몸집이 큰 7세 아동의 경우 사고가 나면 카시트가 몸 전체를 감싸지 못해 충격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 또 몸에 맞지 않는 카시트를 오래 착용할 경우 아동의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작은 카시트에선 바른 자세로 앉아있기 힘들어 목꺾임이 발생할 수 있고, 지속되면 거북목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있을 때 발생하는 이코노미 증후군과 비슷한 혈행장애도 올 수 있다. 지나치게 큰 카시트에 앉아도 머리가 흔들리거나 충격 발생 시 튕겨나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카시트는 아이의 연령보다는 몸무게와 체형에 맞춰 골라야 하고, 브랜드나 디자인보다는 안전성과 사용의 편리성을 고려해야 한다. 정면, 후면, 측면, 전복 등 4방향의 입체충돌테스트를 거쳤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차량 이동시 아동의 안전을 위한 카시트 착용은 필수지만 우리나라는 안전 인식이 낮은 편이다. 2013년 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유아용 카시트 착용률은 33.6%에 불과해 독일(96%), 영국(95%), 스웨덴(95%), 프랑스(89%)에 크게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카시트는 상황과 용도에 맞춰 교체해줘야 하는 안전용품”이라며 “아이들의 신체 성장 수준에 맞는 카시트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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