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타 日지진조사위원장
일본 구마모토(熊本) 연쇄 강진의 여파가 아직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도쿄에서도 구마모토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일본정부 지진조사위원회 위원장인 히라타 나오시(平田直) 도쿄대 지진예지연구센터장은 24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구마모토 지진보다 더 무서운 대지진이 30년안에 도쿄에 닥칠 수 있지만, 내일이 될지 30년 후에 올지 알 수 없어 매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지진의 권위자인 그는 한반도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선반도가 진원지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한국도 건축기준을 만들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_구마모토에서 여진이 860회를 넘어섰다. 언제 멈출 것 같나.
“굉장히 길게 진행될 것 같다. 작은 여진까지 포함하면 수개월이나 계속될 수 있다.”
_강진이 또 나올 수 있나.
“보통은 큰 지진이 나면 다음에 오는 게 대부분 작은데, 지난 16일 규모7.3으로 더 큰 게 왔다. 처음엔 위험기간이 1주일 예상됐는데 바로 끝나지 않고 있어 지금부터 1주일 더 봐야 한다.”
_이번 지진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1995년 6,4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고베대지진은 7.3의 규모보다 진원 깊이가 16km로 낮아 피해가 컸다. 그런데 구마모토는 진원 깊이가 12km로 더 가깝다.”
_활단층이 자극을 받아 지진이 북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그런 지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지진이 북상한다는 증거 자체가 확실하지 않다. 지금은 어디까지나 규슈(九州)지역 중심 단층에서 일어나고 있다.”
_20일 발생한 후쿠시마(福島)현 근해 지진과는 상관 없나.
“관련성이 없다. 일본에선 규모7 정도의 지진이 매년 한 두 차례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3일에 한번은 규모5 지진이 발생한다. 바다밑이나 땅 깊은 곳이 많다.”
_구마모토 지진 초기에 인근 아소산(阿蘇山)까지 분화했는데.
“원래부터 연기가 나오고 있는 활화산이다. 지진 때문에 화산재가 크게 올라간 것은 있지만 직접 관련은 없다.”
_구마모토에서 120km 떨어진 곳에 센다이(川內)원전이 있다. 안전성 문제는 없나.
“구마모토 지진 영향으로 센다이원전 쪽에 지진이 날 확률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없다. 원전을 만들 때 활단층이 없는 지역을 골라서 세우는 게 원칙이다. 큰 지진이 와도 괜찮도록 설계돼있어야 한다. 조건이 충족돼있다면 구마모토 지진 때문에 조건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
_구마모토 지진으로 한국의 부산 등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
“조선반도는 아주 옛날이 아닌 최근에는 진원지로서 보고된 바가 없다. 2005년 후쿠오카 지진 때 한국의 부산에서도 꽤 흔들림의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지각판이 일본과 다르다. 백두산 화산과 지진도 별개다. 한국에서 큰 지진이 날 이유는 적지만 다소간의 영향을 우려한다면 한국도 나름대로 대비하는 게 좋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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