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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확 내리고 주행거리 확 늘리고.. 車업계 덮친 '테슬라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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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확 내리고 주행거리 확 늘리고.. 車업계 덮친 '테슬라 쇼크'

입력
2016.04.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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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으로 346㎞ 달려

제로백은 6초 미만, 가속력까지

1주 만에 주문량 32만대 열풍

배터리 수급이 최대 관건 예상

아이오닉 내세운 현대차 긴장

세계적인 테슬라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 '모델3'.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세계적인 테슬라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 '모델3'.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열풍이 전 세계를 뒤덮었다. 지난달 31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1주일여만에 주문량은 이미 32만5,000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31만9,680대)보다 많은 계약이다.

전기차는 20세기 초 반짝 전성기를 구가했다 내연기관 차에 밀려 사실상 지난 100여 년간 동면 상태였다. 테슬라 모델3는 다시 열리는 전기차 시대의 신호탄이자 기존 자동차 산업의 구조를 송두리째 흔들 초특급 태풍이다. 전기차 산업이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새로운 전기차 시대의 도래

2012년 등장한 테슬라의 고급 세단 모델S(왼쪽)와 지난해 말 출시된 전기 SUV 모델X.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2012년 등장한 테슬라의 고급 세단 모델S(왼쪽)와 지난해 말 출시된 전기 SUV 모델X.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2012년 출시된 테슬라의 고급 세단 ‘모델S’는 자동차 업계에선 혁신의 상징이었다. 한번 충전으로 400㎞ 이상 달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혀 온 짧은 주행 거리를 극복했다. 특히 유선형 차체에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폭발적인 가속성능까지 갖췄다. 17인치 터치 스크린을 달아 운전석의 버튼을 없애버린 실내 디자인도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7만~11만 달러의 가격으로 서민에겐 소유하기 힘든 차였다.

기본형이 3만5,000달러부터 시작하는 모델3는 모델S의 한계였던 가격까지 넘어섰다. 최대 346㎞인 주행거리에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도 6초 미만으로 다른 전기차는 범접하기 힘든 수준이다. 오는 6월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180㎞ 안팎에 불과하다.

구매욕을 상승시키는 현실적인 전기차를 내놓은 테슬라에게는 이제 양산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일각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이 쏟아져 양산과 고객 인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는 모델3를 내년 말부터 고객에게 인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문제는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수급이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주주 중 하나인 일본 파나소닉이 독점 공급하는 원통형 건전지 팩이 들어간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2014년 말 미국 네바다주에 연간 전기차 50만대 분량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리튬 이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착공했다. 총 사업비가 50억 달러인 기가팩토리는 내년부터 부분가동에 들어가지만 완공은 2020년이다. 그 전까지 배터리 부족으로 모델3 생산이 지연된다면 배송이 용이한 미국 고객에게 먼저 인도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물량은 인도 시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높아진 눈높이, 충격에 빠진 자동차 업계

제주도가 지난달 18일부터 1주일간 진행한 전기차 2차 도민 공모에는 1,089건이 접수됐다. 1차 공모(500대)를 합쳐도 올해 배정받은 전기차 4,000대 중 현재까지 1,527대만 주인을 찾아갔다. 물량보다 신청자가 많아 추첨까지 했던 예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절반도 채우지 못해 다시 민간 공모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차량 전용 급속 충전시설 슈퍼차저는 국내에 단 한 개도 없다.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테슬라 차량 전용 급속 충전시설 슈퍼차저는 국내에 단 한 개도 없다. 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제주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총 1,900만원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세계적으로도 충전기 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초라한 공모 실적은 현재 국산 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가 150㎞ 안팎에 불과하고 가격까지 비싸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에는 테슬라 전용 충전시설 ‘슈퍼차저’가 한 개도 없지만 모델3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모델3 열풍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앞세워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점령하고, 해외 진출 계획까지 세웠던 현대차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모델3로 인해 눈높이가 한껏 올라간 해외시장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통할 가능성은 낮다.

오는 6월 출시되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약 180㎞다. 현대자동차 제공
오는 6월 출시되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약 180㎞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도 모델3가 국내에 상륙하는 2018년에는 300㎞ 이상 달리는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321㎞를 달릴 수 있는 보급형 전기차 ‘볼트EV’를 이르면 올해 말 출시한다. 그러나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주도권은 이미 테슬라 쪽으로 기울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3 앞에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모두 바보가 된 셈”이라며 “각 업체들이 300㎞를 달리는 배터리 개발을 거의 끝냈지만, 소비자들은 애플의 아이폰처럼 1등만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환 국제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따지면 국산 전기차는 모델3의 절반밖에 안 된다”며 “전기차 대중화까지 남은 ‘골든타임’은 길어야 2년 정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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