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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웃고 K리그는 지각변동' 진화하는 황의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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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웃고 K리그는 지각변동' 진화하는 황의조 효과

입력
2016.04.1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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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개막 후 부진하던 황의조(24ㆍ성남FC)가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화려하게 비상했다. 국가대표 원톱을 다투는 황의조는 지난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치며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개막 3경기 동안 1골도 넣지 못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무엇보다 두 골을 뽑는 과정이 좋았다. 포백 사이를 휘젓고 다니던 황의조는 티아고의 크로스를 방향만 살짝 바꿔놓는 감각적 헤딩으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위치 선정이 탁월했다. 두 번째 골 역시 곽해성의 컷백을 받아 간결하고 정확한 슛을 때려 넣었다. 전반 두 번 시도한 슈팅이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는 킬러 본능이 되살아났다.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공간을 만들거나 순간 움직임으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등의 모습은 황의조의 달라진 면모였다.

사실 황의조의 부진은 외부 요인에 의한 성격이 짙었다. 기량이 떨어져가 아닌 황의조를 간파한 상대에서 철저히 대비해 나온 데다 집중 견제로 움직임을 꽁꽁 묶었다. 슈팅 버릇이나 선호하는 방향이 사전에 읽히고 봉쇄당하기 일쑤였다. 이에 김학범(56) 성남 감독은 "수비 견제가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황의조가 알을 깨고 나오면 더 큰 공격수가 될 수 있고 지금처럼만 한다면 결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스스로 패턴을 바꾸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고 불과 4경기 만에 이를 극복했다. 자신 있는 부분을 최대한 배제하고 언제 어디서나 슈팅할 수 있도록 몸에 습관을 들이는 훈련을 거듭한 결과다. 김 감독이 주문한 대로 욕심을 버리고 동료 공격수들과 연계 플레이에도 신경을 써 티아고의 4경기 연속 골에 기여했단 분석이다.

성남FC 유스 출신의 토종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발전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원톱 경쟁이 불붙은 대표팀과 시민구단 성남의 선두 질주를 견인한다는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 황의조를 점검한 슈틸리케는 불과 며칠 새 부쩍 성장한 그를 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기량이라면 해외파 석현준(25ㆍFC포르투)과 겨뤄볼 만하다.

황의조가 살아나면서 K리그 초반 순위 경쟁 및 흥행 판도에 청신호가 켰다. 황의조-티아고가 합작한 6골에 힘입은 성남은 승점 10(3승 1무 득점 7)으로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시민구단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황의조와 티아고의 막강 화력은 성남의 초반 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15골 3도움을 기록한 실력이 검증된 공격수다. 한 단계 더 성장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좋은 지도자를 만난 것도 그에겐 행운이다.

김 감독은 때론 가혹한 채찍을 가하지만 "득점은 없었지만 움직임이 좋고 동료에게 내주는 플레이가 좋다"는 공개적 칭찬으로 제자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황의조는 "솔직히 압박도 있었고 불안하기도 했다"면서도 "감독님이 그런 것들은 신경 쓰지 말고 시간이 지나면 골은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명장 김 감독의 관심 어린 지도 아래 황의조가 K리그와 한국축구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영건 공격수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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