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김재원… 경선 줄낙마 충격
‘유승민 죽이기’에 민심 반발 분석
총선 패배, 조기 레임덕 우려 고조
‘진박’(진실한 친박) 예비후보들이 새누리당 여론조사 경선에서 줄줄이 패하는 등 진박 역풍 조짐이 감지되자 친박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 3구(서초ㆍ송파ㆍ강남)와 대구ㆍ경북(TK)에서 경선 패배가 속출하면서 위기 경보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4ㆍ13 총선에서 진박 후보가 줄낙마하는 사태가 현실화 할 가능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염두에 두고 공천 판을 짜려던 친박계가 조기 레임덕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친박계는 21일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강석훈(서울 서초을) 의원과 김행(서울 중ㆍ성동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론조사 경선에서 패하자 ‘쇼크’에 빠졌다. 전날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 서초갑에서 친유승민계인 이혜훈 전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한 데 이은 결과여서 충격이 더했다. 강남 3구 8개 선거구 중 친박계 후보는 단수추천된 유영하(송파을) 예비후보와 경선에서 승리한 이종구(강남갑) 전 의원 두 명뿐이다. 친박계 한 예비후보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고, 새누리당 지지세가 두터운 강남 3구 여론이 이렇다면 진박 마케팅에 대한 역풍이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불기 시작한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는 대구ㆍ경북(TK) 지역 기류가 심상찮다는 점도 친박계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경북 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한 반면, 친유승민계인 김상훈(대구 서) 의원이 대구 진박 6인방 중 한 명인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경선에서 제치고 공천장을 따냈기 때문이다. 친박계는 겉으로는 두 사람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은 소지역주의나 지역에서의 인지도 한계 등 개인적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TK 유권자들이 ‘박심 공천’에 대해 이미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기류도 엿보인다. TK지역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유 의원 공천 문제를 두고 ‘어차피 죽일(컷오프 할) 거면서 왜 시간을 끌며 욕을 보이냐’고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친박계 내부에선 공천 갈등으로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어찌됐건 유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게 맞지 않느냐는 동정론이 많긴 하지만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워낙 잘 알기 때문에 더 말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 의원 문제를 당이 제대로 봉합하지 못한다면, 공천 이후 지지율이 뚝뚝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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