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46분 일본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5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시각에 맞춰 일본 열도는 추모 분위기로 차분히 가라앉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도쿄 국립국장에서 열린 정부주최 추도식에서 “단계적이지만 복구는 확실하게 전진하고 있다”며 “많은 희생아래 얻은 귀중한 교훈을 하나가 돼 재해에 강한 나라를 만들 것을 굳게 맹세한다”고 말했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어려움 속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빨리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도록 앞으로도 국민이 합심해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도식에는 일본정부와 정치권 인사, 유흥수 주일대사를 비롯한 외교사절, 희생자 유족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와테(岩手)현 유족대표로 단상에 올라온 야마모토 히사토(山本永都ㆍ대학생)씨는 방조제에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회상하며 “소방단원으로 주민의 목숨을 지키려 했던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하루하루 아버지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추도식 후 국립극장에는 일반인들의 헌화(獻花) 행렬이 이어졌다.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이와테 등 도호쿠(東北) 3개현(縣) 등에서도 위령제가 열렸고, 공공기관, 학교, 기업 등은 조기를 달았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향후 5년간 6조5,000억엔(약 68조3,833억원)을 피해 복구에 투입하는 ‘부흥기본방침’을 확정했다. 경찰집계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 1만5,894명의 사망자와 2,561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17만4,471명은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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