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 권고

일본 “비판 부당…수용할 수 없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이스마트 자한(오른쪽)위원이 7일 일본 위안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한일 합의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며 일본 정부에 공식사죄와 배상을 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며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 유엔본부에서 위원회를 대표해 회견에 참석한 이스마트 자한 위원은 8일 “우리의 최종의견은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고 규정했다. 위원회는 일본의 여성차별 문제를 심사한 뒤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ㆍ불가역적 해결을 언명한 한일 정부의 합의가 “피해자 중심의 접근을 충분히 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위안부 문제를 ‘2차 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저질러진 인권침해 행위’로 정의했다.

위원회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이고 명확한 책임인정이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 일부가 세상을 떠났고 일본 정부가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위안부 피해문제에 관한 책임을 이행하려고 하지 않는 것도 비판했다. 특히 일본이 교과서에서 위안부 문제를 삭제한 점을 지적하면서 교과서에 이를 적절히 반영하고 학생이나 일반인이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주문했다. 또 “최근 위안부 책임에 관한 일본지도자나 관료의 발언이 늘고 있다”며 피해자 마음의 상처를 주는 발언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열린 위원회 심의에서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심의관은 15분에 걸쳐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취지 발언을 했으며 이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유엔 발표는 한일 간 합의를 비판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합의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한 미국과 영국 등이 환영했다”며 “국제사회가 받아들이는 것과 크게 동떨어진 위원회의 비판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5년간 유엔인권기구가 일본정부에 내린 권고 중 가장 강력한 내용”이라며 일본 측이 충실히 따를 것을 촉구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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