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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제3당론과 선거연합

입력
2016.03.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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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결과로 마무리된 선거구 획정이 끝나자, 곧바로 여야의 공천전쟁이 시작됐다. 비례대표를 축소하고 지역구 의석을 늘린 선거구 획정안은 오랫동안 정치개혁의 아젠다로 논의된 비례성 제고라는 선거제도 개혁을 정면으로 부정한 여야 기득권의 담합이었다. 늘 그러했듯이 여야는 아무런 사과나 성찰 없이 모두 총선게임에 돌입하였다.

대선을 앞에 둔 총선은 여야 모두 복잡한 권력게임의 장이 되고 있다. 여당은 공천전쟁이라 할만큼 사활적인 권력경쟁에 돌입하였고, 야당은 탈당과 통합론으로 정당정치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안철수대표의 제3당론이다.

안철수대표는 새로운 정당인 국민의당을 만들면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3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이번 총선의 목표도 “3당체제의 정립”이라고 하였다. 사실 한국의 정당정치는 양당제로 포용하기 어려운 많은 문제들을 갖고 있다. 특히 지역주의에 기초한 양당제는 더욱더 한국사회의 중요한 이슈와 균열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정당과 인물의 등장이 필요하고 그러한 측면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하다고 지속적으로 논의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정치에서 제3당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민의당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정의당이란 제3당이 존재하였고, 그 전에도 약했지만 제3당은 늘 있어왔다. 안철수대표가 말하는 제3당론은 무엇을 의미할까? 양당제의 기득권구조를 타파한다는 논리에 비추어볼 때, 온건다당제의 정당정치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3당의 정체성이 애매할 경우 3당의 존립근거는 미약하다. 과거 일본의 자민당 지배체제처럼 일당우위제하에서 다당구조는 그야말로 정당정치의 후퇴를 의미한다. 당시 만년야당이었던 사회당은 정권교체보다는 제1야당이 되는 것에 만족햇다. 그래서 한 학자는 자민당과 사회당은 다른 링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이었다고 혹평하였던 것이다. 일당우위제하의 제3당론은 야당끼리 싸우는 권력경쟁을 의미한다. 일당우위제로 귀결되지 않는 제3당론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독자적인 정당의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은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그렇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인적인 구성도 그러하고, 지향하는 이념이나 정체성도 큰 차이를 못느낀다. 제3당론으로 어떻게 총선승리가 가능할까. 안철수가 말하는 정권교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결국 제3당론의 의도되지 않은 결과는 2당과 3당의 갈라먹기 싸움이고, 의도된 목적은 대권후보자의 생명력일 것이다.

그래서 야권과 유권자들사이에서는 줄기차게 통합과 선거연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야권 총선위기론의 다른 이름이자, 선거연합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거연합은 선거에서 공동후보를 내거나 선거운동 기간 동안 협력하거나 혹은 선거 승리 시 연립정부 수립에 동의하고, 연합파트너끼리 선거에서 경쟁을 회피하는 정당들의 연합을 의미한다. 선거연합은 유권자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정당과 지도자들이 어떠한 결정을 하건 유권자들과 지지자들이 선거연합을 수용하고 따르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동의없는 선거연합은 존재할 수 없다. 선거연합에는 다양한 방안들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것은 후보단일화나 지역구와 비례대표에서 지지정당을 다르게 할 것을 제안하는 분할투표 지시방안 그리고 대선을 염두에 둔 연립정부구성선언을 통해 연합파트너 사이에 협력을 도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

제3당론이 야당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면, 선거연합론은 다수당이 되기 위한 선거전략이다. 중앙당차원에서 합의가 어렵다면 원칙만 합의하고, 각 선거구의 후보자들이 논의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링에서 다른 목적으로 경기하는 게임을 보는 것을 유권자들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제3당체제는 정당지도자가 아닌 유권자가 만드는 것이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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