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ㆍ감] 기도회가 정치집회인가... 종교계 ‘政敎분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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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ㆍ감] 기도회가 정치집회인가... 종교계 ‘政敎분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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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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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유권자 운동 네트워크 '평등을 위한 한 표 레인보우 보트' 활동가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성소수자 혐오 조장 정치인 투표 결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위,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이 3위 등을 차지했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위정자는 특정종교, 특정권력이 아닌 국민 전체의 뜻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종교자유정책연구원) “비뚤어진 종교 편향 잣대로 종교분쟁을 조장해선 안 된다.”(한국교회언론회)

종교계가 ‘정교분리’ 논쟁으로 어수선한 표정이다. “(각종 기도회로)국회를 사적인 종교 신념을 강요하는 자리로 이용 말라”는 불교계 단체와 “개신교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자제하라”는 개신교계 단체가 서로를 향해 날을 바짝 세웠다.

갈등의 불씨는 지난달 29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이 ‘나라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3당 대표 초청 국회 기도회’에 참석해 “(동성애 등의)차별금지법에 반대한다”고 발언한 동영상이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기도회는 대한민국살리기나라사랑운동본부(대표 이영훈 목사)와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표 전광훈 목사) 등 소위 보수성향 대형교회 단체가 주최ㆍ주관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관련법에 대해 여러분이 원하는대로 당에서도 방침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동성애법, 차별금지법, 인권 관련 법, 이슬람 문제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강하게 말씀 드린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차별금지법을 두고 “자연의 섭리와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하는 법”이라고도 했다.

이에 전광훈 목사는 “여러분들이 모인 이 위력 앞에서 두 당 대표님이 항복선언을 하신 것 같다”며 만족했다. 보수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될 경우, 동성애자를 비판하는 설교 등을 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해 차별금지법 통과를 반대해왔다.(본보 2015년 8월 13일자 참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1일 저녁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무제한 토론에서 눈물을 흘리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가열되자 불교계 시민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7일 성명을 내 기도회 주최 측과 두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자는 법안을, 특정집단의 이익에 따라 종교행사의 장에서 반대한다는 것은 두 정당이 국민 인권이나 행복에는 관심 없이 오로지 선거를 앞두고 표를 구걸하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특정종교의 권력지향세력은 국민의 공간인 국회를 사적 종교신념 강요의 장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동성애 혐오’에 가까운 발언이 이어진 자리에서 여야 대표가 “항복하는” 황당한 장면에, 그간 개신교 단체 안팎에서 간헐적으로 제기돼 온 각종 기도회에 대한 비판이 폭발한 셈이다. 각종 기도회는 의회 등 공공기관 회의실 등을 대관해 행사를 꾸리고, 양당 대표자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설교는 행사비를 마련한 교회 측 대표목사가 나와 하는 것이 통례다. 서울의 한 목사는 “설교나 배석 자체가 돈이 있어야 가능한 만큼 주로 영향력 과시에 대한 관심이 있거나 자본력을 가진 대형교회 목사들이 주도한다”며 “일부 목사들이 설교 때 대놓고 ‘누굴 찍으라 말라’ 하는 판국에 초청받은 정당 입장에서는 표심을 생각하면 불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아예 상설기구로 체계를 잡은 ‘국가조찬기도회’도 자주 입길에 오른다. 국가조찬기도회는 미국을 본 떠 1966년 시작된 ‘대통령 조찬 기도회’를 원형으로 한다. “10월 유신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기어이 성공”(김준곤 목사), “어려운 시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국보위상임위원장으로 사회악 제거에 앞장 설 수 있게”(정진경 목사) 등 목회자들의 발언 때문에 한국 개신교계 오욕의 역사로도 언급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8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소강석 목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개신교계 일부에서는 차별금지법 반대 발언 해명을 요구한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을 향해 일부 개신교 정치인 낙선운동에 나섰다고 항의하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가능하면 모든 대법관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이이길 바란다”는 등의 종교편향 발언을 근거로 전현직의원 10여명을 정교분리 위반 예비후보로 발표한 상태다. “오히려 이런 낙선 운동이 더 정치개입에 가깝다”는 것이 개신교계의 주장이다.

총선 등 정치 시즌과 겹치며 이해관계와 우려가 뒤엉켜 이런 ‘정교분리’논쟁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정치 기도회’에 공들이는 유력 목회자들이 적지 않은데다, ‘종교인의 나라걱정’과 ‘정치행위’의 경계 긋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감리교 목사는 “아무리 기도회란 이름을 붙여도 설교의 내용이 특정 기득권 예찬, 세 과시를 주목적으로 한다면, 기도회라기보다 정치집회라 불러야 하는데도 아직 개신교 내에서 이를 직접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형교회 목사들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당분간 변화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 기독교단체 활동가는 “형제, 대중을 돌보겠다며 종교인들이 사회, 정치 현상에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행위지만, 그 관심이 약자, 권력자 중 어느 쪽 향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상황”이라며 “자신이 따르는 종교인이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지, 스스로의 영향력을 선거 개입, 권력 추구에 이용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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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감… 문화계는 논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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