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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선물, 중력파 검출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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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선물, 중력파 검출에 기여

입력
2016.02.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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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파동, 중력파… 중성자별 연구 참여로 ‘라이고’ 공동저자 이름 올려

천체 데이터와 라이고 검출기 잡음 구분, 알고리즘 개발ㆍ분석기술 속도 높여

이창환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 전혜원기자 iamjhw@hankookilbo.com

한때는 영원히 잡히지 않을 신기루처럼 보였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파 가설을 세운 아인슈타인조차 “중력파는 너무 미미해서 누구도 검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을 정도였다. 때문에 중력파 연구기관인 미국의 라이고(LIGO,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에 대해 과학자들은 “라이고도 연구비를 받는데… ”라며 자신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정당화했다고 한다. 그랬던 라이고가 이달 중순 중력파 검출 논문을 도출하는 ‘사고’를 쳤다. 이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세계 각국 1,000여명의 과학자 가운데는 이창환(49)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를 포함, 14명의 한국인이 있었다. 요즘 강연과 연구로 쉴 새 없이 바쁜 이 교수를 만났다.

-중력파, 알다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해 중력파는 에너지 파동이다. 매트리스 위에 볼링공을 놓으면 매트리스가 푹 꺼지고 들어올리면 복원된다. 복원되는 순간에 생기는 미세한 파동이 중력파와 유사한 개념이다. 마찬가지로 ‘시공간’도 무거운 물체, 고속으로 운동하는 물체에 의해 왜곡이 생긴다. 생각해보자. 시공간이 눈에 보이나? 육안으로 보기에 텅 빈 공간이 매트리스처럼 휘어진다?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 과학적으로 검증됐다. 중력파의 등장은 시공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로 구성돼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몰랐던 시공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겼다는 것이다. 라이고과학협력단(LSC)과 유럽의 비르고(Virgo) 협력단은 13억광년 전 태양 질량 30배 내외의 2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며 만든 중력파를 검출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 에딩턴, 그리고 라이고까지

“뉴턴은 만유인력을 통해 질량이 있는 물체는 ‘즉시’ 서로를 끌어당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거리에 따른 전달 시간의 개념은 들어가있지 않다. 문제는 거리가 무한대로 늘어나는 경우였다. 아인슈타인은 여기에 중력파라는 가설을 세웠다. 별이 흔들리면 바로 중력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중력파라는 파장의 형태로 전해진다는 것이다. 중력파의 파장은 빛을 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고도 했다. 아인슈타인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사람은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이었다.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이는 개기일식 상황에서 태양에 가려진 별을 관측한 것이다. 일직선상이라면 태양에 가려진 별을 지구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무거운 질량의 태양은 주위 시공간을 바꾸고 그에 따라 굴절된 빛이 태양 뒤편에 가려진 별을 보여준 것이다. 라이고는 이런 중력파를 실제로 검출했다.”

-중력파 연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1998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 방문해 영화 ‘인터스텔라’ 과학고문으로 유명한 킵손 교수를 만났다. 칼텍은 미국 MIT대학과 함께 라이고의 양대 축이다. 2002년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의 초창기 멤버가 구성됐고 2009년에 라이고과학협력단에 가입했다. 7년간 수치계산 연구분야에서 연구원들의 역량을 키웠다. 일본 노벨상 수상의 물꼬를 튼 교토대학 유카와 연구소, 경북 포항 아태이론물리연구센터의 지원으로 2003년부터는 정기적으로 학회도 열었다. 2008년 여름 중력파 연구 주역인 곤잘레스 미국 루이지애나대학 교수가 한국을 방문해 직접 강연했고, 한국의 중력파 연구 노력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어 2009년 8월 이형목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단장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중력파연구단 전체 회의에서 참석, 한국연구단의 역량과 가입의지를 발표했고 이튿날 가입이 결정됐다.”

-연구에서 한국 과학자가 참여한 분야는

“한국 연구진은 데이터 분석 분야에 기여했다. 실제 천체에서 오는 데이터와 라이고 검출기에서 나오는 잡음을 구분하는 역할이었다. 관측신호와 잡음을 구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분석기술의 속도를 높였다. 덕분에 이번 연구과정에서 공동논문을 제외하고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만 10여편 가량이다. 나는 중력파원인 중성자별 연구에 참여했다. 중성자별은 이번에 나온 블랙홀(태양 질량의 30배 내외)보다는 질량이 작다. 태양의 2배 내외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의 충돌은 2019년경에 관측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한국의 연구방향은

“알다시피 국내에는 중력파 검출기가 없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연구진은 기존 라이고 검출기 개념과는 다른 방식의 차세대 검출기인 ‘소그로’(SOGRO) 제작을 희망하고 있다. 라이고는 1초에 35번에서 350번 정도 진동하는 주파수를 확인한다.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이 충돌할 때 나오는 중력파 주기가 그 안에 있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반면 위성으로 관측하는 ‘리사’(LISA)는 1만초에 1번에서 10초에 1번 진동하는 은하 중심의 블랙홀(태양 질량의 100만~1,000만배)을 확인한다. 소그로는 라이고와 리사 사이의 주파수(10초에 1번에서 1초에 10번 진동)를 관측하는 장비다. 중간질량 블랙홀이나 백색왜성(최대질량은 태양의 1.4배) 등이 관측 대상이다. 백호정 미국 메릴랜드대학 교수와 국제 협력할 계획이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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