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엔 12만대 최대 실적
1월 판매량은 7만5236대로 추락
SUV 등 선전 불구 소형차 고전
신규 시장에선 점유율 급상승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에서 연초부터 고전하고 있다. 중국이 소형차 구매세 인하 조치를 연장했음에도 1월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중국 쇼크’ 재현이 우려된다.
15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7만5,236대로 지난해 1월(10만3,319대)에 비해 27.2% 줄었다. 12만8,020대를 팔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판매량이 41.2%나 쪼그라들었다.
기아차는 지난달 4만9,259대를 판매해 작년 1월 대비 12.2% 줄었다. 1월 판매 감소량은 현대차보다 적지만 지난해 12월(8만6,808대)과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43.3%가 날아갔다.
반면 지난달 중국 시장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1월에 비해 13.5%나 증가했다. 배기량 1,600㏄ 이하 소형차의 구매세 인하 효과를 누린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량이 늘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역주행을 한 셈이다.
이런 현상은 차종 별 주력 소형차의 노후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 9,113대가 팔렸던 현대차의 소형차 위에둥(한국명 아반떼HD)의 지난달 판매량은 고작 964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현지 전략모델 K2(-12%)를 비롯해 포르테(-77.4%), K3(-25.1%) 등 소형 세단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현대차 판매량은 지난해 8월(7만146대) 이후, 기아차는 9월(4만3,545대) 이후 월별 판매량으로는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에도 중국 토종 업체들의 값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세에 맥을 못 추다 중국 법인장을 전격 교체하는 등 강수를 둔 바 있다.
지난해 말 새로 투입된 현대차 신형 투싼과 LF쏘나타, 기아차 신형 K5와 중국형 SUV KX3 등이 그나마 감소량을 일정 부분 상쇄했지만 이 차들 역시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1월 판매량이 20% 이상 줄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멕시코에서 5,572대를 팔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이 4.7%까지 상승했고, 베트남에서는 현대차 그랜드 i10이 지난해 토요타 모델을 꺾고 첫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판매가 늘고 있지만 현대ㆍ기아차 연간 판매량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중국 시장과는 규모면에서 비교되지 않는다.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판매목표 813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필수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연초에는 다소 보수적으로 딜러 수익성 확보 등 판매 환경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며 “다음달 신형 아반떼와 스포티지 출시를 계기로 판매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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