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 “군산서 새만금 사용 안돼” 주장
도교육청, “행정 절차 문제없다” 반박
학교측, “학교운영위에서 교명 선정”
전북 김제시와 전북도교육청이 군산시 오식도초교의 학교 명칭 변경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13년 개교한 오식도초교는 내달부터 ‘새만금초등학교’로 학교 이름을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15일 김제시에 따르면 시는 김제, 군산, 부안 세 지역에 걸쳐 있는 ‘새만금’을 학교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최근 도교육청에 오식도초교의 명칭 변경 재검토를 요청했다.
새만금 어원이 김제에 있기 때문에 군산에서 새만금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새만금은 만경평야를 뜻하는 ‘만’, 김제평야의 ‘금’, 날아가는 ‘새’ 모양의 지형을 따서 ‘새만금’이라 불린다.
김제시 관계자는 “새만금 지역은 김제와 군산, 부안 3개 지자체의 행정구역이 포함돼 있고 현재 대법원 소송이 계류 중”이라며 “김제와 부안의 협의없이 대법원 소송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전에도 군산시에서 ‘오식도동’을 ‘새만금동’으로 변경하려다 행자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사용 불가 결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도교육청과 학교측은 교육에까지 지역 간 갈등 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냈다.도교육청은 오식도초교 명칭 변경이 포함된 ‘전북도 도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이 교육청 승인, 도의회 심의, 입법예고 등 행정절차를 끝냈기 때문에 김제시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행정 절차에 문제가 없는데다가 이미 모든 절차를 마친 뒤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에 재검토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칙과 규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식도초교 측도 “이미 폐교한 기존 ‘오식도국민학교’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며 “학교명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해 지난해 학부모와 학생, 지역주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교명 변경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도교육청에 학교 명칭 공모를 내고 학부모와 교직원으로 구성된 교명선정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명칭을 선정했다”면서 “전국에 수많은 ‘제일초등학교’가 있듯이 ‘새만금’이라는 명칭도 이와 같고 교육에까지 지역 갈등을 끌어들이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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