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에서 실시간ㆍ양방향 소통으로… SNS, 뉴스 개념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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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에서 실시간ㆍ양방향 소통으로… SNS, 뉴스 개념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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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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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에 2014년 가장 많이 리트윗된 아카데미 시상식 배우들의 셀카가 그림으로 제작돼 걸려있다.

美 트위터 본사 탐방

페북ㆍ트윗에 올라온 글들이

플랫폼 통해 공유되며 뉴스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동시 유통

LA 총격사건ㆍ클린턴 기부금 소동

각계 반응ㆍ추가 질문 즉시 반영도

“SNS 이용자가 뉴스 생산 참여 시대

플랫폼 활용 못하는 기업 뒤처질 것”

2014년 3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미국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는 식이 진행되는 도중 스타 배우들이 앉아있는 객석으로 내려가 스마트폰으로 셀프 카메라를 찍어 웃음을 자아냈다. 메릴 스트립,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줄리아 로버츠,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케빈 스페이시 등 인기 배우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드제네러스는 스타들과 인증샷 촬영 후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브래들리 쿠퍼 팔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최고로 완벽했을텐데”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이 트윗의 파급력은 엄청났다. 세 시간 만에 약 220만명이 이 사진을 실어 나르며(리트윗)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트위터에 올린 사진(당시 78만건)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리트윗 수는 333만건에 이른다.

각국 언론도 이를 발 빠르게 기사화했다. 사진 촬영에 사용한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라는 것까지 화제가 됐다.

트위터의 위력을 보여준 드제너러스의 이 사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에 그림으로 제작돼 걸려 있다. 트위터는 매년 인기 트윗을 그림으로 그려 복도 한쪽에 게시한다. 미 트위터 본사에서 만난 해외 홍보 담당인 니콜라스 파실리오는 “우리끼리 자축하는 의미도 있지만 트위터라는 플랫폼에서 공유되는 콘텐츠들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지 되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드제네레스의 아카데미상 트윗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어느 정도로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무엇보다 SNS는 뉴스 콘텐츠 유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많은 사람이 신문이나 언론 사이트 대신 SNS 등 각종 플랫폼에서 뉴스를 만나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 바로 뉴스가 되고 있다.

트위터 뉴스팀의 아담 샤프 디렉터는 “미국 언론사들은 SNS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전파하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트위터로 실시간 수집한 뉴스를 기사 작성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즉시 다시 뉴스로 전파하는 형태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순간적이고 실시간이며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는 SNS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샤프 디렉터는 지난해 12월 미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에서 발생한총격 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지역 방송사들은 현장에서 찍은 사진, 동영상을 즉시 트위터 등 SNS로 내보낸 뒤 이용자들의 반응을 취재 내용 및 질문에 반영했다. 그는 “사람들의 불안과 궁금증이 크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상황을 알려주는 게 중요했다”며 “과거에는 이용자들이 뉴스를 받아보기만 했다면 이제는 뉴스 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동부 지역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의 지난해 12월3일자 1면. 전날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한 미 의원들의 트윗을 모아 실었다. 뉴욕데일리뉴스 제공

총격 발생 이튿날 미 동부지역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는 미 의회 의원들의 트윗을 모아 1면에 실었다. 샤프 디렉터는 “다른 언론사들이 미 의원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있을 때 의원들은 이미 트윗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 역시 플랫폼이 뉴스의 생산 체계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 보여줬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은 월 스트리트 금융가들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은 것을 두고 다른 대선 주자들에게 맹공을 받았다. 이에 대해 클린턴은 뉴욕주 상원의원 시절 기부금 전액을 911 이후 뉴욕 재건에 보탰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 직후 한 트위터 이용자는 “월스트리트 기부금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대선 주자가 911을 들먹인 것을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미국인들의 아픔으로 남아있는 911을 거론한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토론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은 이 트윗을 인용해 클린턴에게 추가 질문을 던졌다. 샤프 디렉터는 “거실에서 파자마 입고 TV를 보던 사람의 질문이 정확히 8분 뒤 전 국민에게 공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트위터 등 SNS는 뉴스의 개념을 전파에서 실시간ㆍ양방향으로 빠르게 바꿔가고 있다. 샤프 디렉터는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언론사나 기업들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 샌프란시스코=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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