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졸업한지 60년이 넘어 향학열을 불태운 할머니 3명이 나란히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31일 남서울대에 따르면 이분희(82세), 강통자(76세), 이유순(72세) 할머니가 2월 4일 2015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각각 사회복지학 석사학위와 함께 특별상인 ‘시니어리더상’을 수상한다.
세 할머니는 모두 가정형편과 개인사정 등으로 초등학교 졸업 이후 학업을 중단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 한이 남아있던 이분희 할머니는 70살이 넘은 어느 날 신문광고를 보고 책을 다시 잡았다.
강통자 할머니는 결혼 후 모시고 살던 시부모를 여읜 뒤 상심에 빠져 있다 남편의 권유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유순 할머니도 나이를 먹을수록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뒤늦게 입학했다.
할머니들은 2006년 손자 손녀 나이 또래들과 함께 서울의 진형중ㆍ고교에 진학했다. 이 학교는 중ㆍ고교과정을 4년 만에 이수할 수 있는 남서울대 재단의 평생교육기관이다.
할머니들은 나란히 고교 졸업 이후 2010년 남서울대 학점은행제를 활용해 사회복지학과에 입학, 2013년 8월 3년 반 만에 졸업했다. 할머니들의 열정을 지켜본 공정자 총장은 대학원 입학을 권유했다.
연로한 할머니들의 학교생활은 쉽지 않았다. 서울과 천안을 오가는 전철통학을 6년간 했다. 침침한 눈에 맞는 돋보기를 몇 개씩 바꿔가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중ㆍ고교과정부터 알게 된 세 할머니는 언니 동생 사이로 변모, 어려울 때 마다 서로를 위로하며 대학과 대학원 과정 동안 결석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모두 매 학기 성적우수장학금도 받았다.
이 할머니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실천으로 옮겨질 때 나이는 문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할머니는 “손자 또래 동기들의 도움과 학교측의 배려로 학교생활이 즐거워 중도포기 하지 않고 졸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자 총장은 “세 할머니는 오직 배움에 대한 갈망과 끊임없는 향학열로 만학의 꿈을 이루어 냈다”며 “뜨거운 열정과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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