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불행"… 한국인의 뒤틀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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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불행"… 한국인의 뒤틀린 행복

입력
2016.0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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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4개국 2500명 행복도 조사

덴마크·브라질·일본 국민은

20대 이후 감소하다 60대서 상승

우리 국민만 나이 들면서 계속 추락

"은퇴 등 사회적 위험 대비 부족 탓"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을 찾은 노인들이 공원에서 바둑을 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8,338달러. 두 차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40년간 한국인은 부유해졌다. 하지만 행복하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 보기 어렵다. 오히려 ‘헬조선’이라는 자조가 유행한다. 국제기구 행복지수 조사에서도 한국의 순위는 비슷한 경제 수준의 국가들에 비해 한참 뒤처져있다. 전형적인 ‘성장과 행복의 역설’이다. 저성장 시대에 이러한 역설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국일보는 신년 기획으로 ‘저성장 시대, 한국인의 행복리포트’시리즈를 통해 행복 구조 문제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우선 한국인의 뒤틀린 행복 구조 정점에 60대 이상 노인층이 있었다. 한국일보가 지난 연말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 글로벌 온라인 조사기관인 신트(Cint)에 의뢰, 한국과 일본, 덴마크, 브라질 4개국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과 온라인을 통해 국제 비교조사를 한 결과 우리 60대 이상 세대의 행복도가 가장 낮았다. ‘최근 1년간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본 행복도는 매우 불만족(0)부터 매우 만족(10)까지 10점 척도로 했다. 유엔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행복지수 조사에서 1등 행복 국가로 꼽히는 덴마크와 남미의 행복 선진국 브라질, 저성장 국가로 행복지수 수준이 비슷한 일본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60대 이상 세대 행복도는 평균 5.6. 20대의 경우 6.3점으로 가장 높았고 30ㆍ40대 6.1, 50대 5.7로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이 떨어졌다. 은퇴 후 짐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질 시기에 60대 이상 세대는 왜 상대적으로 불행한 느낌을 갖는 것일까. 서울에서 20여년간 몸 담았던 직장에서 퇴직하고 10년 전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온 김형근(65ㆍ가명)씨 예다. 김씨는 지금도 개인택시를 몰며 벌이를 계속하고 있다. 차량 유지비를 뺀 김씨의 월 수입은 110만원 남짓. 월세 20만원을 내고, 부부의 생활비를 충당하면 손에 남는 게 없다. 김씨는 새해 소망을 묻는 기자에게 “여행 같은 여유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큰 돈 들어가지 않게 몸이라도 성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우리 60대 이상 세대의 불행한 처지는 4개국 비교에서 훨씬 뚜렷하다. 브라질 7.4, 덴마크 6.9, 일본 6.4로, 3개국 노년층이 우리보다 0.8~1.8포인트 더 높다. ‘행복했다’고 답한 우리 노년층은 10명 중 3.3명이지만, 3개국은 10명 중 6~8명이다.

세대별 행복도 추이에서 덴마크는 20대 행복감(6.4)이 40ㆍ50대를 지나며 감소했다가 60이상 세대에서 상승(6.9)했고, 브라질도 20대 행복감(7.6)이 점차 감소하다 60대에서 회복된다. 일본은 20대에 가장 낮았던 행복도(5.2)가 60대에서 가장 높아졌다. 한국만 유독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이 추락하고 있다.

서울대 이재열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노년층은 경제적 여건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은퇴나 질병처럼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불행한 처지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자살률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글 싣는 순서]저성장 시대, 한국인의 행복 리포트

1. 한국의 행복 패러독스 ‘60대’

2. 경쟁에 짓눌린 행복

3. 세계 석학이 말하는 한국의 행복

4. 7년째 묘연한 국민총행복지수

5. 구호만 요란한 행복 정책

6. 다국적 빅 데이터로 본 행복

7. 국내 전문가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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