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첫 걸음을 뗀 박병호(30·미네소타)가 "후배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는 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 서울 호텔에서 미네소타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포스팅에서 1285만 달러를 낸 미네소타와 협상 끝에 5년 최대 1800만 달러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지난달 국내로 돌아온 박병호는 개인 훈련을 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왔다. "미네소타에 입단한 박병호입니다"라며 아직은 '어색한' 첫 인사를 건넨 그는 "(국내 팬들의)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2일 미국 애리조나로 출국해 넥센 스프링캠프에서 당분간 함께 훈련을 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소감은.
"미국에서 성공을 해 좋은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만약 미국에서 돌아오게 된다면, 다시 돌아와야 할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미국에서 정말 잘 하고, 좋은 모습으로 나중에 한국에서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현수가 뛰게 된 볼티모어와 개막전(한국시간 4월5일)을 갖는다.
"김현수와 만남이 있다는 것에 대해 기분 좋게 생각했다. 한국에서 뛰다 같이 미국에서 뛴다는 것도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같은 우리나라 선수로서 자부심을 갖고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대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홈런이나 기록 등 목표 수치가 있나.
"우리나라보다 뛰어난 리그이고 세계에서 가장 야구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지금은 장담을 못할 것 같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수치적으로는 감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큰 꿈을 가지고 있다. 많은 노력과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준비를 앞으로도 꾸준히 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첫 시즌을 보내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인 것 같다."
-미네소타의 인상은 어땠나.
"당시(지난해 12월)엔 한국 날씨와 비슷했다. 구단 직원들이 다들 인사를 나눌 때 '여기 날씨 어떤 것 같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그만큼 춥다고 하고, 4월에도 춥다더라. (폴 몰리터) 감독은 '추운 날씨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냈다'고 했다. 선수로서 날씨에 빨리 적응해야 하고, 환경에 맞게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구장과 궁합이 중요한데 (홈 구장) 타겟필드를 둘러본 느낌은.
"처음 봤을 때 야구장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좌측 폴까지의 길이와 중앙 펜스까지의 길이는 잠실야구장과 비슷하다고 생각됐다. 대신에 좌측에서 중앙까지가 잠실구장처럼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라 좌중간 길이는 길지 않다고 생각했다. 직접 가서 타격 훈련을 하면 거리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장타를 많이 쳐야 발전한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가서 장타를 때릴 수 있도록 적응하겠다."
-영어 공부를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에서 얼마나 통했나.
"어렸을 때부터 영어 과목을 좋아했다. 영어를 잘 한다고 내 입으론 말 못하겠다.(웃음) 미국에 가서도 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옆에 통역이 있으니 정확한 영어가 아니라 창피하더라. 의사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고, 몇 년 후에는 통역 없이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는.
"강정호(피츠버그)가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는 걸 보고 궁금해서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커쇼가 던지는 걸 한 번 보고 싶다."
-미네소타 구단이 자신을 프로 데뷔 전부터 지켜봐 왔다고 했는데.
"고등학생 때 미네소타 한국 담당 스카우트 분이 제안을 했던 건 사실이다. 당시에는 LG 팬이었기 때문에 LG에 입단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1차 지명을 받지 못하면 도전해 보겠다고 해서 마무리가 됐다. 이후 야구장에서 그 분을 보면 인사도 했는데 이렇게 인연이 될 지 몰랐다. 이 부분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놀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는데.
"추신수(텍사스) 선수가 굉장히 반길 것 같다. 예전에 만났을 때 '많은 한국 선수들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한국을 알릴 수도 있고 자부심을 갖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이렇게 한국 선수들이 많아지고 한 건 우리나라 야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그만큼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가 정말 더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도 더 열심히 하겠다."
-정규시즌 MVP에 오른 후 '2군에 있는 선수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누구에게 어떤 희망을 주고 싶나.
"우리나라 선수들이 '도전'을 국내에 한정하지 말고 더 큰 무대를 꿈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오전 시간에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지켜볼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렸을 때 박찬호 선배 경기를 보면서 아침을 시작했듯 많은 분들이 메이저리그 중계를 볼 텐데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하루가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박병호. /임민환기자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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