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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장시위대 정부건물 점거 사흘째, FBI "평화적 해결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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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장시위대 정부건물 점거 사흘째, FBI "평화적 해결 추구"

입력
2016.01.0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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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미국 오리건 주 번즈의 '멀루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 본부 건물을 점령한 군복 차림의 반정부 무장시위대가 정문 근처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오리건=AP 연합뉴스
4일(현지시각) 미국 오리건 주 번즈의 '멀루어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 본부 건물을 점령한 군복 차림의 반정부 무장시위대가 정문 근처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오리건=AP 연합뉴스

미국 오리건 주에서 반정부 무장 시위대가 연방정부기관 건물을 점거한 지 사흘째인 4일 연방수사국(FBI)이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 강제진압 없이 대치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FBI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상황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며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과 법집행 공무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법집행 대응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아침 시위대가 점거한 오리건 주 프린스턴의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 본부 청사 밖에서 점거농성 참가자 6명의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기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일부는 망루에 올라가 있었으며 다른 이들은 청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세워 둔 차량 근처에 서 있었다. 이들은 현장 취재 중인 언론매체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기들끼리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눴다.

앞서 무장 시위대원들은 2일 이 건물로부터 약 80km 북쪽에 있는 소도시 번스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후 새해 연휴로 문을 닫은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 본부 청사에 침입했다. 이들은 방화 혐의로 기소돼 투옥될 위기에 처한 목장주 드와이트 해먼드(73)와 아들 스티븐(46) 부자에 대한 최근 법원 판결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해먼드 부자는 밀렵의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2001년 멀루어 국립야생보호구역 내에 있는 연방정부 소유 숲에 불을 지르는 등 잇따라 방화를 저지른 혐의로 2012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처음에 연방법상 방화 최저형량보다 낮은 12개월 형을 받았으나, 연방검찰의 항소에 따라 올해 10월 형량이 5년으로 상향 조정돼 다시 감옥에 가야 한다.

해먼즈 부자의 법률대리인인 앨런 슈레더 변호사는 해먼즈 부자가 무장 시위대와 관련이 없고 이들을 지지하지도 않으며 재수감될 준비를 하기 위해 3일 저녁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로 갔다고 전했다.

시설 점거를 주도한 것은 애먼 번디라는 인물. 그의 아버지이며 목장주인 클라이븐 번디는 네바다 주의 정부 소유지에 소를 불법으로 방목했다가 미 연방토지관리국으로부터 소떼를 압류당하자 2014년 4월 티파티 등 반정부 성향 보수 시민들 수천 명과 함께 총으로 무장하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애먼 번디는 이날 A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진심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발언·표현·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정헌법 제2조의 권리(무기를 소지하고 민병대를 결성할 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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